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작년 사업연도 실적에 대한 배당금으로 5조8천억원을 챙길 것으로 예상됐다.
4년전에 비해 갑절이 넘는 금액이다.
연합뉴스는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유가증권시장 시총상위 12월 결산법인 100곳의 2012년 배당규모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2012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최근 5년(2007∼2011년) 중 순이익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연도의 평균 배당성향을 적용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분석결과 배당총액은 14조5천3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도인 2011년(11조5천714억원)에 비해 25.7%, 2008년(7조4천123억원)보다 96.1% 증가한 액수다.
배당총액에서 외국인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 시총 상위주의 외국인 배당 비중은 2008년 32.64%에서 2009년 35.95%, 2010년 37.66%, 2011년 38.45%로 꾸준히 높아져 왔으며, 2012년에는 39.57%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2008년 2조4천196억원에서 2012년 5조7천537억원으로 4년만에137.8%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는 예년 수준의 현금배당 성향을 유지한다면 전년도의 3배가 넘는 주당 약 1만6천원의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 경우 삼성전자에서만 2조7천230억원을 배당하게 된다. 외국인 배당 비중은 50.4%로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간 매출 201조원, 영업이익 29조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러한 외국인의 대규모 배당금 수령을 놓고 `국부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만 챙기고 보유했던 주식을 팔아치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점에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보유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을 감안할 때 이런 비판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당 종목 주식 규모는 2008년 29억5천559만주, 138조7천328억원에서 2012년 38억1천938만주, 344조8천713억원으로 급격히 늘고있다.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수년째 1%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부유출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오덕교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평가팀장은 "한국에서는그동안 배당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실제 국내기업의 배당도 타국에 비해 인색했다"면서 "결국 투자자가 주식 장기보유를 통한 배당투자를 외면하고 매매차익을 노리는 단기투자에 집중해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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