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정상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저마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과 중국이 연합군으로서 함께 싸운 역사를 거론하며 ‘공존’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5월에 이어 이번에도 “(강대국 간 충돌을 예견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투기 비행을 포함한 군 사열과 중국의 상징인 붉은 색을 활용한 만찬을 통해 최선을 다해 시 주석을 환대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의 성과가 무엇이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관세 휴전 연장됐지만
회담의 가장 큰 결실로 미·중 관세 전쟁의 2개월 연장이 꼽히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이는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지기 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회담에서 결정된 내용이다.ADVERTISEMENT
관세 연장 기간 2개월은 상징적이다. 당초 예상된 3~6개월에 크게 못 미쳤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두 정상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때까지만 문제를 봉합해두자는 임시방편의 측면이 강하다. 미국은 휴전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가 낮아지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300억달러 규모 상호 관세 인하와 무역위원회 가동도 포함됐다. 당초 자동차 분야 등에서 우려된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는 일단 이번 회담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다.

양국은 또 11월 선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서로 지원하고 상대국이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할 의향도 밝혔다. 이란 문제에서는 핵무기 개발 불가와 국제 수로 통행료 부과 금지에 뜻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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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발표 내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백악관이 공개한 미국산 석탄 구매와 관세 인하 대상 품목, 희토류 공급망 협의, 러시아·북한 문제는 중국 발표에서 빠졌다. 반면 중국은 양국 군이 위기 소통·예방을 위한 양해각서를 조속히 체결하고 중국 내 미군 실종자 유해 수색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별도로 밝혔다.
◇핵심 의제는 변죽만
정작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다. 반도체 수출 통제는 아예 거론되지 않았다. 카일 챈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시 주석이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수출 통제를 자주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상하다”고 말했다.AI에 관해서는 논의가 있었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AI를 초지능(Super Intelligence·SI)으로 부르자는 자신의 제안을 시 주석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양국은 11월 AI와 관련한 논의를 재개하기로 하고, 사고가 날 경우 소통하기 위한 채널도 개설하는 데 합의했다.
회담 기간 내내 미국 측은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반면 시 주석은 비교적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자회담에서 미국에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선택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회담이 끝난 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존중이란 서로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상대방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도 중국의 입장을 드러낸다. 결국 대만 등 영토 문제에서 중국이 자기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뜻이다. 왕 부장은 “공정은 네가 지고 내가 이기는 제로섬 게임을 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절대 우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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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상은/베이징=김은정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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