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자금 수혈에 실패하며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이번에는 ‘안방’ 뉴욕에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뉴욕시와 손잡고 매 시즌 티켓 7만장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주고, 메트는 별도로 15억달러 규모의 대형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다. 해외 자본 유치가 무산된 뒤 재정 압박이 커졌던 메트 오페라가 뉴욕시의 관객 확대 지원과 미국 내 민간 기부를 발판으로 재정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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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와 메트로폴리탄오페라는 현지시간 24일 장기 협력 사업 '오페라 포 올(Opera for All)'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메트는 2026/27 시즌부터 뉴욕 시민들에게 무료 티켓 7만장을 제공한다. 이달부터 매달 1만장씩 내놓는다. 이번 시즌 전체 티켓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무료 티켓은 스탠딩룸을 제외한 모든 좌석 등급에서 제공된다. 2019년 이후 메트 티켓을 구매한 적이 없는 뉴욕 시민이면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다. 메트는 이 사업을 이번 시즌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뉴욕시는 사회복지부와 뉴욕시 주택공사, 공립학교, 공공도서관, 뉴욕시립대(CUNY) 등 시 산하·관련 기관을 통해 무료 티켓 사업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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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콰메 맘다니 뉴욕시장은 메트 무대에서 '라 보엠' 출연진과 함께 촬영한 영상을 통해 이번 사업을 알렸다. 맘다니 시장은 "예술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은행 계좌에 얼마가 있든 모든 뉴욕 시민이 이 객석에 앉아 목소리를 듣고 무대를 경험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피터 겔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총감독은 "메트는 오랜 역사 동안 뉴욕의 문화를 풍요롭게 해왔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메트가 뉴욕 시민들의 삶에서 중요한 일부라는 점을 더욱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메트의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은 약 75%다. 팔리지 않은 객석을 새로운 관객들에게 개방해 미래 관객층을 넓히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3800석 규모의 메트는 세계 최대 오페라극장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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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는 같은 날 극장의 장기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15억달러 규모의 '메이크 더 메트 포에버(Make the Met Forever)' 모금 캠페인도 발표했다. 메트에 따르면 비영리 공연예술단체가 추진한 모금 캠페인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미 4억700만달러의 기부 약정을 확보했다. 목표액 가운데 5억달러는 메트의 기금(Endowment)을 확충하는 데 투입한다.
뉴욕시가 메트의 재정난을 타계하기 위해 15억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오페라 포 올'을 통해 뉴욕시가 시민과 메트를 연결해 관객 저변 확대를 지원하고, 메트는 민간 기부를 끌어모아 재정을 다시 세우는 구조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관객을 개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부 기반을 확대하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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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가 이처럼 대대적인 재정 재건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심각한 경영난이 있다. 지난 4월에는 사상 최악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억달러 규모 협력이 최종 무산됐다. 메트는 자금난이 심해지자 장기 존립을 위해 쌓아둔 기금 원금에서 4000만달러를 인출하고, 로비에 걸린 마르크 샤갈의 대형 벽화 두 점까지 대출 담보로 활용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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