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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언론으로 '언플'하는 시진핑, 회담 내용 안 밝힌 트럼프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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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언론으로 '언플'하는 시진핑, 회담 내용 안 밝힌 트럼프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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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환영 행사와 양자회담, 국빈 만찬 등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모호했던 반면, 시 주석은 대만 등의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견지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진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최선을 다해 환대했다. 오전 환영식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과 국무원, 로즈가든 등 구석구석에서 진행됐으며, 미국의 모든 군을 대표하는 479명의 군인이 참석했다. 미 해병대의 사일런트 드릴 소대의 공연과 군사 사열식 등이 이어졌다. 스텔스기(B-2)와 폭격기(F-22 랩터) 22대가 등장하는 비행 장면도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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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만찬은 멜라니아 여사의 영부인실이 주도해 준비했다. 붉은 꽃과 붉은 천을 이용한 장식으로 중국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멜라니아 여사는 흰 상의에 검은 바지를 착용해 붉은 드레스를 입은 펑리위안 여사의 차림과 경쟁적인 인상을 남기지 않도록 배려했다.
    발언 아낀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자세한 말을 아꼈다. "훌륭한 회담"이었다고만 몇 차례 말했을 뿐이었다.

    환영식이나 만찬 연설에서도 중국 대표단의 심사를 흔들 수 있는 발언은 최대한 자제했다. 대체로 준비된 원고를 읽으려 했으며, 즉흥적인 발언은 많지 않았다. 만찬 때는 즉흥 발언이 나왔지만 이는 백악관 이스트룸의 연회장(볼룸) 공사 현장을 자랑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볼룸 건설이 150년간 다른 대통령들이 원하는 것이었다면서 "두 분을 예우하는 의미에서 이곳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디는 분들이 바로 두 분이 되도록 안내해 드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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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정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연합국으로 함께 싸운 이야기를 하며 '공통점'을 확인하는 듯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이야기를 길게 하면서 중국어 '겅호' 용어를 쓰는 해병대의 전통이 이때 나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만찬 연설에서 "80여년 전 중국과 미국 국민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에 맞서 싸웠다"면서 "피와 불길 속에서 이어진 이러한 우정은 분명 세대를 넘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이후 한국전에서 양국이 대치한 상황이나 냉전, 또 최근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희박해진 '동맹' 개념과도 연계되는 대목이다.

    민감한 내용이 오갔을 회담 내용은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접근도 대체로 제한됐거나 먼 발치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에 머물렀다. 백악관 기자실 내에서는 회담 내용 등이 알려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기자들 사이에서 번져 나갔다. 미국 측의 조심스러운 태도와는 달리 중국 언론을 통해서는 상황이 조금씩 전달된 것이 더 불만을 야기했다. CNN 등의 출입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부러워하는 듯이 발언한 내용이 전해진 것도 논란을 빚었다.


    무역 문제에 대한 성과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만나 관세 인하 등 '휴전' 기간 만료 시점을 당초 11월10일에서 내년 1월10일로 2개월 늦추기로 한 정도만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 만든 '무역위원회'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성공적"이라고 했으나 이 위원회는 회담 직전에야 가동을 시작했다.

    인공지능(AI) 대신 '수퍼지능(SI)'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정상회담 직전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과의 경쟁을 시사하며 이 분야에서 이기는 자가 진짜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중에도 AI가 있지만, 양자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대만 문제 강조한 시진핑
    반면 시 주석은 비교적 전달하려는 바가 뚜렷했다. 그는 오전 환영식에서도 언급한 '전략적 안정성을 갖춘 건설적인 중미관계'를 만찬장에서도 거듭해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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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주석이 말하는 이 관계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레드라인을 건드리지 않고 조화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자는 뜻이다. 특히 중국의 레드라인은 대만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양자회담에서도 시 주석이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이 정확히 어땠는지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이 관련한 질문을 했을 때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시 주석이 화강암을 좋아한다는 얘기 등으로 '동문서답'을 하며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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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지난 5월 베이징 회담 때도 비공개 회담 중에 신화통신을 통해서 시 주석이 "대만문제가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이 문제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가 전반적으로 안정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양국이 충돌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알려지기 전에 먼저 '언론전'을 시작한 셈이었지만, 미국 측은 이에 대해 별 말 없이 넘어갔다.

    오전 환영식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을 꺼내며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시 주석은 만찬 연설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만들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두 가지 목표는 모두 원대한 것으로, 상호 성취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대국 간 공존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기업들이 공정하게 처우 받기를 원한다는 지적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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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양국 협력에 관한 '선물'도 제시했다. 양국 직항편을 확대하자거나, 미국 청년 10만명을 중국에 초청하겠다고 제안했다. 판다 두 마리를 애틀랜타 동물원에 보내는 '판다 외교'도 가동했다.

    두 정상은 25일 부부동반 비공개 차담회를 갖는다. 이후 국립기록보관원을 찾아 미국 건국 250주년 관련 문서를 함께 열람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통해 중국으로 귀국한다. 양측이 합의한 성명서 등이 발표될지 여부에 대해 백악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최종 회담 결과가 25일 이후에 알려질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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