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80.92

  • 63.01
  • 0.90%
코스닥

844.48

  • 10.10
  • 1.21%
1/3

"주문 감당하기 힘들 지경"…한국·일본 빈틈 노렸더니 '대박'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주문 감당하기 힘들 지경"…한국·일본 빈틈 노렸더니 '대박'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양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 등 선두 업체들이 AI용 고부가가치 MLCC 생산에 집중하며 생긴 범용 MLCC 시장의 빈틈을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파고들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주력하자 범용 D램이 공급난으로 가격이 오르고,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이 반사이익을 본 현상이 AI 핵심 부품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ADVERTISEMENT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LCC 1위 기업인 무라타는 최근 고객사들에 정보기술(IT) 장비에 사용되는 일부 범용 MLCC와 차량용 MLCC에 대해 단종 절차를 밟는다고 통보했다. AI용 MLCC에 주력하기 위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범용 MLCC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AI 인프라 투자 열풍으로 AI용 MLCC 수요가 폭증하며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해두다 필요한 순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AI 서버용 MLCC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를 가동하려면 많은 전력을 처리해야 해 용량이 높고, 고온과 고전압 환경에서도 버텨야 해서다.

    ADVERTISEMENT


    때문에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업체가 많지 않다.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업체다. 삼성전기의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은 40%다. 양사 합산 전유율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I용 MLCC는 수익성이 높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으로 AI용 MLCC 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업체가 한정되자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다. 유리한 조건으로 선별 수주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르고 있다. 삼성전기는 반기보고서에서 상반기 MLCC ASP가 전년 동기보다 13.9% 올랐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품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의 MLCC 가동률은 90% 후반으로 풀가동에 가까운 상태다. 무라타의 가동률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진다. 주요 업체들이 증설에 나섰지만 공급을 단기간에 확 늘릴 수는 없는 구조다.

    AI용 MLCC는 범용 MLCC에 비해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의 양이 훨씬 많다.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하려면 세라믹 유전체를 제한된 크기 안에서 더 촘촘이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AI용 MLCC의 적층 수는 범용 MLCC의 10배 수준이다. 삼성전기 등 MLCC 업체들이 한정된 생산능력 안에서 AI용 제품 생산을 늘리면, 그만큼 범용 제품의 생산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ADVERTISEMENT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받지 못한 범용 MLCC 고객사들의 주문은 최근 대만과 중국의 기업들로 향하고 있다. 대만·중국 기업들은 삼성전기와 무라타처럼 고사양의 AI용 MLCC을 생산할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 않지만, 범용 MLCC 생산능력은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범용 MLCC인 X5R에서 AI용 제품으로 생산능력을 전환하며 범용 MLCC 생산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해지고 있다”며 “대만 야게오와 왈신테크놀로지, 중국 비용(Viiyong) 등이 X5R 수요 증가로 3분기에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왈신테크놀로지의 쩡밍찬 사장은 최근 대만 경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소비자용 가전 제품에 공급하는 MLCC 생산능력을 일부 줄이며 다른 공급업체들이 이관된 주문들을 처리하고 있다”며 “왈신테크놀로지도 최근 MLCC 수주량이 크게 증가해 제때 출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야게오는 최근 지난 8월 월간 매출이 163억3200만대만달러(약 7018억원)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1.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다. 범용 제품을 포함한 전 제품 모두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3분기 공장 가동률이 9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ADVERTISEMENT


    DB증권은 “IT용 MLCC는 공급사 전환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무라타의 생산 중단으로 중국·대만 업체에 물량이 빠르게 이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향후 범용 MLCC 전반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 흐름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