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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남은 전 어쩌지?"…사진 올리자 점심 메뉴가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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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남은 전 어쩌지?"…사진 올리자 점심 메뉴가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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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이면 부모님 휴대전화의 사진을 지워주고 글씨를 키워주던 자녀들의 ‘디지털 효도’가 달라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법을 알려주는 게 새로운 명절 풍경으로 자리잡으면서다. 사진첩 정리 대신 챗GPT를 보여주며 말한다. “검색어를 고민하지 말고 그냥 말로 물어보세요.”
    “검색어 말고 그냥 말해”…부모님 AI 과외 첫 수업
    부모 세대에게 생성형 AI를 처음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무엇을 물어봐야 하느냐’다. 포털 검색에 익숙한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부산 맛집’, ‘잡채 보관법’, ‘화초 잎 노랗게’처럼 몇 개의 핵심 단어로 줄여 입력한다.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원하는 답을 얻기 쉬운 생성형 AI의 특징을 모를 때의 일이다. 예컨대 “부산 2박3일 여행 일정”을 입력할 때와 “다음 달 친구 셋이 부산에 가는데 무릎이 좋지 않아 많이 걷지 않는 2박3일 일정을 짜달라”고 했을 때 결과값은 확연히 달라진다.

    그렇다고 부모에게 AI를 처음 알려줄 때부터 복잡한 프롬프트 작성법을 가르칠 필요는 없다. 냉장고에 남은 전과 잡채를 찍어 올린 뒤 “이걸 세 명이 먹을 점심 메뉴로 바꿔줘”라고 물어보거나, 잎이 누렇게 변한 화초 사진을 올려 관리 방법을 질문하는 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낯선 경고창이 떴다면 화면을 캡처해 무슨 의미인지 묻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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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에서는 사진을 첨부한 뒤 사진 속 사물이나 문서 등에 관해 질문할 수 있다. 웹과 모바일에서는 음성으로 질문해도 된다. 스마트폰의 작은 자판으로 긴 문장을 입력하거나 검색에 적합한 단어를 골라낼 필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중장년·고령층에게 특히 의미가 있다. 복잡한 메뉴의 위치를 외우거나 작은 화면에서 여러 번 버튼을 누르는 대신 평소 자녀에게 질문하듯 말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기존 디지털 서비스와 다른 점도 여기에 있다. 과거엔 사용자가 기계의 사용법을 익혀야 했다면, AI는 일정 부분 기계가 사람의 말에 맞춰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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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이용 행태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포착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한국미디어패널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60대는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AI를 ‘대화’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무나 학업뿐 아니라 대화와 취미처럼 일상적인 용도로 생성형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게 KISDI의 분석이다.
    인터넷 쓰는 70대는 70%인데…AI 경험은 4.9%
    문제는 이런 편리함을 실제로 경험해본 부모 세대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국민 가운데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해본 비율은 44.5%다. 2024년 33.3%에서 1년 만에 11.2%포인트 늘었다. 조사 대상만 보면 생성형 AI는 이미 국민 두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경험한 서비스로 커졌다.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는 단연 챗GPT다. 전체 응답자의 41.8%가 챗GPT를 이용해봤다고 답했고 구글 제미나이 9.8%,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2.2%, 네이버 클로바X 2.0% 순이었다.


    하지만 연령별 숫자를 펼쳐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20대의 생성형 AI 경험률은 75.3%, 30대는 71.1%, 40대도 58.4%에 달했다. 반면 60대는 14.3%, 70대 이상은 4.9%였다. 20대와 70대 이상 사이 격차만 70.4%포인트다.

    고령층이 아예 인터넷과 담을 쌓고 있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조사에서 7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70.2%였다. 2021년 49.7%에서 크게 높아졌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고령층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생성형 AI까지 넘어간 비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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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세대 차이가 드러난다. 생성형 AI 미이용자 전체로는 ‘관심 또는 필요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49.5%로 가장 많았다. 젊은 층에서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60대 미이용자의 25.3%, 70대 이상의 26.1%는 ‘이용 방법을 몰라서’를 이유로 들었다.

    AI가 필요 없어서 안 쓰는 사람과, 사용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못 쓰는 사람은 다르다. 스마트폰 보급 초기 디지털 격차가 ‘기기를 갖고 있느냐’, ‘앱을 설치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면 생성형 AI 시대에는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요청할 수 있는지 아느냐’가 새로운 디지털 역량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쓰는 70대는 70%인데…AI 경험은 4.9%
    다만 부모님 휴대전화에 챗GPT 앱을 설치하고 음성 버튼 위치를 알려주는 것만으로 새로운 ‘디지털 효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용법만큼 중요한 게 AI의 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려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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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AI는 자연스럽고 자신 있는 문장으로 답한다고 해서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챗GPT 역시 중요한 정보는 다시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날짜와 장소 같은 사실관계뿐 아니라 건강, 금융, 법률처럼 틀린 정보가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는 더욱 신경써야 한다. AI 답변을 참고용으로 사용하고 병원이나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 공식 출처를 추가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사진을 활용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대화창에 직접 입력하지 않고, 신분증이나 계약서·택배 송장 등을 찍어 올릴 때 개인정보가 함께 노출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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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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