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으로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럴 확률은 0%"라고 선을 그었다.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실리콘밸리 일각의 주장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CEO는 20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 인터뷰에서 "2030년이 세계의 종말이 되진 않을 것이며 그때 세상이 끝날 확률은 0%"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것은 불필요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CBS는 황 CEO가 AI 위험론을 과장된 '종말론적 서사'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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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계에서는 최근 기술 개발 속도와 규제 필요성을 두고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앤트로픽 연구원 출신 제이콥 콕슨은 지난 8일 회사를 떠나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이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자가발전형 AI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콕슨은 현재 공개된 AI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안전하다고 봤다. 다만 고도화된 AI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을 복제하고 인간의 통제를 피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악의적인 AI가 자신을 1만개 복제한 뒤 사람을 설득하거나 협박해 추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콕슨은 제3자의 투명한 감사를 전제로 AI 기업들이 위험한 영역으로 진입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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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AI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 CEO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AI 인류멸망론이 "과학에 기반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엔비디아는 AI 논쟁의 한복판에 있다.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사의 시가총액은 5조3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큰 회사다. AI 개발을 늦추면 엔비디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황 CEO는 이런 이해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안전한 AI 제품이 엔비디아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과 서비스가 안전하게 배포되지 않으면 회사의 가치도 훼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기업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에도 반대했다. 황 CEO는 미국의 현행 제조물 책임과 사이버보안 관련 법률만으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 기업들이 종말론을 앞세워 기존 법률에 따른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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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행간을 읽어보라"며 "그들은 실제로 규제를 더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기존 법률에 따른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나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속도 경쟁을 주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우리는 되도록 빠른 속도를 내겠지만 준비되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별도 인터뷰에서도 AI를 가능한 한 빠르게 개발해야 한다면서 안전하지 않은 제품을 내놓아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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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황 CEO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인 서밋' 무대에 있던 황 CEO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AI가 인류를 위협한다는 주장을 "사기"라고 규정했다. 로봇이 세계를 장악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황 CEO는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AI 경쟁도 강조했다. 미국에서 개발한 기술이 자국에 우선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면서도 미국 반도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백악관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시 주석과 AI 개발의 국제 표준에 관해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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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재산과 세금에 관한 발언도 나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 황 CEO의 자산은 1820억달러로 세계 8위다. 그는 캘리포니아주의 억만장자세가 시행돼 5년간 80억달러를 세금으로 내더라도 이를 특권이자 책임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세금을 내는 것보다 가난해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