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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에너지 창업주 "85억 투자받았다가 회사 넘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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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에너지 창업주 "85억 투자받았다가 회사 넘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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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열분해유 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지평선에너지의 창업자가 85억원을 투자받은 지 2년 만에 회사를 통째로 넘겨줄 처지에 놓였다. 투자사가 대표의 사생활을 약점 잡아 자금을 쓰게 한 뒤 불리한 계약 조항을 이용해 지분을 취득한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지평선에너지는 전남 영광과 전북 군산에서 폐비닐 등을 활용해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업체다. 내년 예상 매출은 160억원. 사건의 발단은 김재흥 지평선에너지 대표가 한 여직원과의 사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부대표이던 최모씨에게 합의해달라는 명목으로 회삿돈 10억원을 지급했고, 이 돈은 회사 장부에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남았다. 이후 최씨는 이를 횡령으로 고발할 수 있다며 팍스톤 측 자금을 사용하도록 김 대표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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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분해유 시설투자 자금이 필요하던 김 대표는 약 71억원의 은행대출을 추진 중이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2024년 8월 팍스톤이 주도하고 타임폴리오캐피탈이 참여한 에코리사이클링신기술투자조합으로부터 85억원을 조달했다. 투자계약에는 회사 원금과 이자 등을 김 대표 개인도 함께 책임지고, 대신 갚더라도 회사에 구상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 담겼다. 김 대표 보유 지분 100%도 담보로 설정했다. 조합은 올해 7월 HD현대케미칼의 거래 일시 중단 등으로 인한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조기상환과 담보 실행을 예고했고, 8월에는 지분 전량을 약 93억9000만원으로 평가해 취득하겠다고 통지했다. 김 대표 측은 “거래 중단은 설비 수리에 따른 한 달짜리 조치이고 이후 정상 거래가 재개됐다”고 반박했지만 계약에 따라 다음달 지분이 넘어간다.

    김 대표 측은 애초부터 경영권 취득 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씨의 증언이 근거라는 게 김 대표 측 입장이다. 최씨는 지난 8월 공갈 등 혐의로 구속돼 전주지검 조사를 받고 있다. 최씨는 조사 과정에서 “팍스톤 측으로부터 회사 인수를 도우면 향후 공장 운영을 맡기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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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자금 흐름도 확인했다. 팍스톤은 지난해 4월 최씨가 대표로 근무하는 한양산업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2750만원을 지급했다. 최씨는 같은 날 이 돈 전액을 김 대표의 횡령 고발에 관여한 변호사 계좌에 송금했다. 최씨는 검찰에서 “팍스톤이 형사고발 변호사 비용을 지원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처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은 이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로 보고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벤처투자조합은 투자기업의 의무를 대표 등 제3자에게 연대 부담시키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적용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이런 내용의 명시적 금지 규정이 없다.


    팍스톤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박준찬 팍스톤 대표는 “최씨와 공모한 게 아니라 최씨가 김 대표의 횡령 의혹 자료를 먼저 제보한 것”이라며 “팍스톤이 협박을 요구했다는 최씨의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매출·영업이익 목표 미달과 환경·안전 관련 의무 미이행 등 계약 위반이 발생해 시정 기간을 줬지만 해소되지 않아 계약에 따라 담보권을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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