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낙마는 이 대통령의 8·30 개각 이후 2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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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공소 취소 의원 모임 공동 대표 출신이다. 이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가족 관련 논란이 지속됐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 후보자에 대해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총력전에 들어갔고, 인사청문회 이후 지난 17일에는 김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강행 채택했으나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임명 반대 목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김 후보자는 회견에서 "후보자로 지명해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며 "어제 대통령님 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다.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작은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사퇴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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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민주당 보고서 채택 이후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에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까지 채택한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사퇴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기자회견 이후 '이번에 새로운 문제가 제기돼 사퇴하게 된 것이냐' '제기된 의혹 외에 다른 의혹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의 사퇴 발표 후 낸 공지문에서 "국정의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어 "향후 필요한 후속 절차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 "사퇴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신약 청탁 의혹에 대한 재수사와 인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결국 사퇴했다. 말이 사퇴지, '사퇴 당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의 시간은 끝났고, '수사'의 시간이 시작됐다. 주가조작, 국민 생체실험, 가족 조합, 모두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선봉장 김승원 후보자가 이제 사퇴한 것은 만시지탄"이라고 우선 밝힌 뒤 "김승원 후보자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장관 후보자 사퇴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기관에서 계속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통해 인사검증 라인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인사라인을 전면 개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거론하며 "검찰개혁 완수" 주장도
김 후보자는 이날 자진사퇴 기자회견에서 신약 임상시험 청탁 로비 의혹 제기를 주도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거론하며 '검찰개혁 완수' 의지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지금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미완의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ADVERTISEMENT
이어 "윤석열·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와 한동훈의 수사 기밀 불법 유출, 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며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입증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셨을 장애인과 가족들, 돌봄 현장에서 헌신해 온 분들과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두고 "결단을 존중한다"면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조작·표적 수사, 그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 개혁은 계속된다"며 "국민을 위한 민생 입법, 국민을 위한 개혁 입법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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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중진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마음이 아프다. 국민들을 혹세무민해 온 한동훈의 범죄행위를 반드시 수사해서 척결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며 "검찰청 폐지를 이끌어낸 일등 공신 한동훈, 이번 불법자료 유출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에 대해 고발 고소된 사건이 철저히 수사돼 사법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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