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갖췄지만 기업 간 거래(B2B)에선 결제의 70%가 계좌이체로 이뤄집니다. 그만큼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기업이 많습니다. 비자는 한국에서 차세대 기업결제 사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크리스토퍼 뉴커크 비자 기업결제·자금이동솔루션(CMS) 부문 사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결제 시장을 이같이 진단했다. 비자의 핵심 사업 부문 중 하나인 CMS는 정부와 기업 결제를 디지털화하는 사업이다. 법인카드·가상카드 발급은 물론 서로 다른 국가의 은행을 연결하는 결제 네트워크인 ‘B2B 커넥트’를 운영한다. 2024년에는 금융사와 기업이 로그인 한 번만 하면 결제가 가능한 ‘비자 커머셜 솔루션 허브’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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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는 B2B 결제를 포함한 세계 자금이동 시장 규모가 연간 200조달러(약 27경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래량 추정치는 41조달러(약 5경5000조원)다. 하지만 한국에선 여전히 높은 수작업 의존도 때문에 B2B 거래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다. 송장 발송부터 대금 지급 확인까지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는 기업이 많다. 비자가 최근 한국 중견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B2B 거래에서 카드를 주요 결제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뉴커크 사장은 “해외 기업과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도 지금까지 계좌이체로 송금을 했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익숙한 방식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유명한 대기업조차도 대금 확인을 위해 여러 시스템을 쓸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같은 방식은 자금 관리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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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B2B 결제의 디지털 전환이 이 같은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기업이 영업활동에 사용하는 운전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비자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개발사인 SAP코리아와 최근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B2B 결제의 디지털화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뉴커크 사장은 “결제 과정이 하나로 통일되면 돈이 언제 들어오고 빠져나가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기업 실무자들이 결제 업무 자체가 ERP와 구매, 재무가 이뤄지는 체계에 포함되길 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입기업이 이 같은 디지털화의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뉴커크 시장은 “수출입기업은 중개기관을 거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가 최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B2B 결제망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비자는 지난 7월 금융사와 핀테크·결제 서비스 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소각할 수 있는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VSP)’ 운영을 시작했다. 뉴커크 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결제과정에서 거래자들에게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커크 사장은 인공지능(AI) 또한 기업의 결제 자동화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B2B 결제는 에이전틱 AI가 자동화하기에 매우 적합한 분야”라며 “특히 정기적으로 납부가 이뤄지는 구독 서비스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AI가 자율적으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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