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이 중국 자본 유입으로 달라진 제주도의 실태를 보도하면서, 문턱이 낮은 투자이민제가 자본 쏠림을 키웠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중국인의 토지 소유 비중이 크지 않다며 '중국섬'이라는 표현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지난 6일 '한 섬이 질식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자본이 몰린 뒤 변화한 제주의 모습을 다뤘다. SZ는 "식당 메뉴판부터 면세점 광고, 제주시 거리에서 들리는 대화까지 온통 중국어"라며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이 지나치게 쏠려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도 2024년 같은 문제를 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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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그 배경으로 낮은 투자이민제 문턱을 꼽았다. 한국 정부는 2010년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 자격을 주고, 이를 5년간 유지하면 영주권을 발급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제주에 도입했다. 이후 이 제도로 제주에 들어온 투자금과 영주권 취득자의 대부분을 중국인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개발업자들은 테마파크와 카지노, 호텔, 아파트 등을 짓겠다며 제주 땅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값이 뛰어 주민들의 주거·생계 부담이 커졌고, 중국계 기업이 리조트와 면세점 등에서 올린 수익이 지역에 재투자되지 않고 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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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Z는 자본의 규모보다 질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일부 부동산이 군사 통제구역과 가깝고, 제주 앞바다가 한국·중국·러시아·일본을 잇는 요충지인 만큼 안보 차원에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SZ는 "이 문제를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나 관광 자본 유치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주도는 이런 우려가 과장됐다고 본다. 중국인 소유 토지는 제주 전체 면적의 극히 일부에 그쳐 '중국섬'이라 부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투자이민제에 대해서도 "마을 토지나 아파트까지 사들이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매입 대상은 정해진 개발사업지구 등으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자본 유입에 제동을 걸어왔다. 2023년 5월에는 투자이민제의 최소 투자금액 기준을 두 배로 올렸다. 그럼에도 대만에 이어 독일 언론까지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동산을 넘어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현정 한경닷컴 기자 angele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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