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과 간첩죄 개정 등 형사사법 체계 변화에 대비해 산업기술 유출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에서 피해기업에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줄이고 대학·연구기관의 연구보안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산업계·학계·유관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한 ‘산업기술보호를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2026년 서울경찰청 산업보안협의회 정기회의’를 겸해 마련됐다. 국가 간 첨단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유출 범죄가 개별 기업의 피해를 넘어 국가 산업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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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세션에서 박준범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장은 간첩죄 개정과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형사사법구조 개편이 산업기술 유출 수사에 미칠 영향을 짚고 경찰의 수사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디지털 포렌식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유출 피해기업이 겪는 ‘2차 피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기술이 유출된 뒤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동안 피의 기업이 해당 기술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2차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연광원 산업기술안보수사대 대외협력팀장이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등이 개선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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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연구기관을 통한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연구보안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김태웅 산업기술안보수사대 산업보안협력관이 발표를 맡았으며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연구재단, 현대자동차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첨단기술의 관리 체계와 기관 간 협력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서울경찰청은 산업보안협의회를 통해 기술보호 유관기관과 주요 기업 보안책임자, 학계·법조계 전문가들과 기술유출 동향과 수사 사례, 보안 정책 등을 공유하고 있다. 기술유출 범죄는 범행이 은밀한 데다 피해기업이 추가 피해나 기업 이미지 훼손 등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수사기관의 선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도 피해기업의 2차 피해와 보복 우려가 적극적인 수사 의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산업기술 유출은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안보에 직결되는 중대범죄”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수사와 정책에 반영해 사전 예방 중심의 대응체계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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