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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술수출 21조원 '총액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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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술수출 21조원 '총액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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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는 왜 못 오르는 걸까요.”

    최근 온라인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이다. 국내 바이오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KRX 헬스케어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 달 넘게 우상향하며 7000선을 회복한 것을 감안할 때 크게 부진한 움직임이다. 미국의 주요 바이오지수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부진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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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기술수출 실적을 보면 더욱 의아해진다. 올 들어 최근까지 기술수출 계약 규모를 공개한 바이오기업 11곳의 기술수출 금액은 약 2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기술수출 규모(28조원)의 4분의 3을 이미 달성했다. 영업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KRX 헬스케어지수 구성 종목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33% 늘었다.

    바이오산업 종사자는 주가가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투자자의 불신을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후보물질을 조 단위 가격에 수출하더라도 해당 물질이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고, 최종 임상까지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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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수출 총액은 계약 시점에 받는 선급금과 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졌을 때 단계별로 받는 기술료를 모두 더한 값이다. 올해 공시한 기술수출 계약을 뜯어보면 기업이 바로 받은 선급금은 기술수출 총액의 평균 4.5%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95.5%는 개발이 잘돼야만 받을 수 있는 단계별 기술료다.

    부진한 주가에는 대규모 계약이 실제 실적으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란 불신이 반영돼 있다는 게 많은 시장 참여자의 해석이다. 과거 기술수출 후보물질 반환과 임상 중단 등 실망스러운 경험이 누적된 영향이다. 신뢰를 얻으려면 새로운 기술수출 계약을 얼마나 더 체결하느냐가 아니라 이미 맺은 계약이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체적으로 대규모 비용을 들여가며 추진한 임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이어진 사례도 투자자를 실망하게 했다. 지난 7월 HLB는 간암 신약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도전했으나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같은 달 코오롱티슈진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3상에서 기대한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기업이 사업 목적에 ‘바이오’를 넣으면 묻지 마 식으로 주가가 오르던 시기도 있다. 하지만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갈수록 많은 투자자가 내실 검증을 요구한다. K바이오도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라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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