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감독위원회가 전투기 조종사들의 반복적인 항공 충격이 장기적인 뇌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에도 미 해군이 사실상 아무런 체계적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조종사들의 뇌 건강을 추적하고 치료하는 별도 프로그램을 군에 의무화하도록 의회가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해군이 조종사의 장기 뇌손상에 체계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지 여부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군 조종사들은 항공모함에서 캐터펄트로 이륙하거나 훈련 중 높은 중력가속도(G)를 견디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강한 물리적 힘에 노출된다. 그러나 해군은 이런 힘이 장기간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한 적이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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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보고서는 해군이 전투기가 뇌손상을 일으키는지 공식 조사하지 않았고 조종사들의 상태를 추적할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해군은 전투기 비행이 즉각적으로 미치는 건강 영향은 광범위하게 연구했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조사하지 않았다. 해군 의료진은 "뇌손상 문제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NYT는 "인간의 뇌가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젤리와 비슷한 물성을 가진다"며 "일부 베테랑 조종사들은 수 년에 걸친 반복적 충격이 누적 뇌손상과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4년 NYT 조사에서는 뇌 손상과 일치하는 증상을 보인 조종사 세 명이 18개월 사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고, 현역과 전직 조종사 12명도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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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지도부는 조종사들이 비행 자격을 잃을 것을 우려해 정신건강 문제를 신고하지 않는 문화적 장벽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위원회는 그러나 "지도부가 전투기 운용 자체가 문제의 원인일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관련 비용도 적다. 해군 자체 추산으로 조종사 1000명을 대상으로 장기 뇌건강 연구를 하는 비용은 390만달러로, 조종사 한 명을 훈련하는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위원회는 일선 뇌건강 진료 프로그램을 모든 조종사에게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국방부가 캐터펄트 이륙과 고중력 기동 노출을 조종사 개인 의료기록에 남기고, 퇴역 이후까지 포함해 이런 노출의 누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추적하도록 요구했다. NYT는 "향후 의회가 권고대로 입법에 나설 경우 전투기 조종사의 뇌 손상을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로 볼 지, 군 복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업성 위험으로 관리할 지를 둘러싼 미 해군의 대응 체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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