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기업들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이 해전(海戰)을 벌이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화학제품 가격도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꾸준히 누적돼온 원가 부담이 제품 가격을 밀어 올려 향후 화학시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낙관론과 급등한 가격이 수요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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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롯데케미칼은 18.12% 상승한 6만7800원에, 대한유화는 13.59% 오른 11만300원에, LG화학은 5.56% 뛴 28만5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선 뒤 지난 9일까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화학주가 급하게 치솟은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해전, 이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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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총괄 지휘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8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지난 이틀간 미 해군 함정을 2차례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며 이란의 유조선 5척을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자 국제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보고 있다. 8일(현지시간)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7.92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도 배럴당 93.03달러였다.
보통 국제 유가 상승은 화학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8월 주요 화학제품 가격 상승폭이 국제 유가 상승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며, 유가 상승이 화학제품 스프레드(원재료와 완제품 가격 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8월 28일부터 9월7일까지 중국의 주요 화학제품 선물 가격은 에틸렌글리콜(EG) 19%, 폴리염화비닐(PVC) 12%, 폴리프로필렌(PP) 9% 상승한 반면, 나프타 현물가는 4% 오르는 데 그쳐 제품 상승폭이 원가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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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분기 말 가격 반등은 재고평가손실을 줄여 3분기 실적 우려를 완화하고, 판매가 전가가 본격화하는 4분기에는 래깅 스프레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정제마진과 유류 가격 급등이 사회 전반의 소비 여력을 잠식해 실수요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한국투자증권은 경고했다. 미국 경유 소매 가격은 9월 7일 기준 갤런당 5.9달러, 배럴 환산 시 248달러를 기록해 2022년 6월의 직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새 상승률은 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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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유 가격 상승은 미국 제조업과 음식료, 외식 산업 등 사회 전반의 물류비와 농산품 가격을 밀어 올려 소비와 투자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며 "가계 소비에서 연료비 비중이 커지며 나타나는 소비 감소는 결국 경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사상 최고 수준의 가격과 정제마진 구간"이라며 "향후 정제마진의 방향을 결정할 궁극적인 요인은 공급 차질이 아니라 수요 저항"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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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