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63.19

  • 108.67
  • 1.56%
코스닥

826.80

  • 14.92
  • 1.84%
1/5

"가만히 앉아서 11조 날릴 판" 경고…삼성전자 '초비상' [분석+]

관련종목

2026-09-09 12:19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11조 날릴 판" 경고…삼성전자 '초비상' [분석+]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원·달러 환율이 두 달 새 11% 넘게 급락하면서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 강세는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물가를 낮춰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지만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또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워 기존 환율 가정부터 생산·투자·인력 배치 계획까지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7월 환율 하락폭 역대 6위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환율 하락률은 8.09%로, 시장평균환율제도가 시행된 1990년 3월 이후 역대 여섯째로 컸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인 2009년 3월 9.81% 하락한 후 약 17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다. 지난달에도 원·달러 환율이 3.89% 내려 7~8월 두 달간 환율 하락률(11.67%)은 두 달 기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컸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549.4원에서 7월 말 1424원으로 떨어졌고, 지난달 말에는 1368.6원까지 내려왔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져 7일에는 장중 1330원대까지 내려갔다. 이날도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1338.3원을 기록 중이다.

      ADVERTISEMENT


      이번 환율 급락의 배경에는 수출 호조가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면서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가 시장에 쏟아져서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관련 환전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 환원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 등이 겹쳤다.

      한국은행의 2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차 축소와 달러 약세 환경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해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된 게 환율 하락의 이유"라고 했다.

      ADVERTISEMENT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환율이 지난 6월 말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이 하락했고 안정됐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통화 정책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원화가) 추가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했다.

      달러 매출 많은 반도체·자동차·방산 '직격탄'
      문제는 기업 등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보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오를 경우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달러로 100달러를 벌어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이면 15만원이지만 1350원이면 13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특히 반도체·자동차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충격이 크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실무 경영진들은 기존에 만들던 내년 경영계획 초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경영진들도 추석 이후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내년 업무보고를 앞두고 관련 서류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이 너무 빠르게 하락하면서 내년 사업계획의 환율 가정부터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메모리는 달러 매출 비중이 높아 원화 강세가 평균판매가격(ASP)과 매출의 원화 환산액,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믹스 개선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생산량, 투자, 인력 배치까지 전반적인 계획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소부장 업체들은 장비·부품 수출에서 달러 매출이 발생하는 동시에 장비 부품이나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경우도 있어 환율 효과가 업체별로 다르다"면서도 "고객사 팹 증설 일정과 장비 발주 시점, 생산능력 증설에 필요한 인력 확보까지 환율 변수가 경영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텐데 잘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증권가에도 그동안 수출 증가를 이끈 반도체 관련 기업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ADVERTISEMENT


      씨티그룹은 환율 역풍 등을 반영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각각 43만원, 3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기존 115조5000억원에서 104조1000억원으로 10% 하향하고,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76조7000억원에서 74조원으로 3% 낮췄다.

      노무라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결제 대금을 달러로 받지만, 비용의 상당 부분(매출의 약 20%)이 원화로 지출되는 구조"라며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약 12% 감소하는 단기 실적 부담이 발생한다"고 했다.

      ADVERTISEMENT


      자동차와 방산 업계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환율 하락으로 자동차 업체의 외화 충당 부채 설정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실적 악영향이 일부 상쇄되지만 4분기부터는 수출 수익성 하락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현대차는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환율 상승으로 약 3조7000억원, 기아는 4조30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제 그 반대 방향의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계약 이후 매출 인식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방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방산은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의 계약금이 달러 기준인 데다 계약 이후 납품과 매출 인식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환율 가정이 중장기 사업계획에 중요한 변수"라며 "이에 따라 기존 수주잔고의 환헤지 전략과 원가율을 다시 점검하고, 프로젝트별 인력 투입 계획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급락세 더 간다" vs "조정 끝"…환율 전망 엇갈려
      향후 원·달러 환율 방향에 대해선 증권가의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는 증권사는 중장기 관점에서 하단을 1250원까지 열어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달러 수요보다 수출 호조로 인한 기업발 달러 공급이 두드러지며 원·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나타나는 중"이라며 환율이 단기에 기존 전망보다 낮은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 역시 전날 보고서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에 하방 압력"이라며 예상을 상회한 수출 증가 추세를 반영해 연말 환율 전망치를 기존 1380원에서 13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말에는 12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을 상회해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면 달러는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