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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인수 대신 ‘쩐주’로 남아야 하는 태광산업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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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인수 대신 ‘쩐주’로 남아야 하는 태광산업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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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9월 09일 09: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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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합병(M&A)시장 '큰 손'으로 부상한 태광산업이 상호출자제한(상출제)기업집단 지정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앞서 태광산업은 케이조선과 넥스플렉스 딜 모두 출자자(LP) 역할로만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회피를 노린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넥스플렉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당초 태광산업은 부산에쿼티파트너스(부산EP)를 중심으로 한 '4자연합' 참여를 검토했다. 부산EP와 신한투자증권이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운용사(GP) 역할을 맡고,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과 태광산업이 LP로 자금을 출자하는 모델이다. 4자 컨소시엄 합류 이전에는 국내 PEF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LP 자격으로 손 잡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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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산업은 작년부터 개시된 케이조선 인수전에서도 컨소시엄을 꾸려 LP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산업용 디스플레이 소재업체 오성첨단소재, 그린하버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해당 컨소시엄에서도 태광산업은 경영 책임을 지는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닌 사모펀드(PEF)에 자금을 대는 LP 역할이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애경산업과 동성제약을 직접 인수했다. 올해 들어선 LP로만 역할을 제한하는 기류가 뚜렷하다. 이는 매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총액 기준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총수)이 속한 기업집단의 소속회사의 자산총액 합계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를 넘어서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최근 명목GDP 확정치인 2408조7000억원의 0.5%는 12조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자산총액은 작년 8조6680억원에서 올해 11조5560억원으로 12조원 문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애경산업 등 작년 인수한 회사가 계열사로 편입된 데 따른 것이다.


    태광그룹으로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달성하지 않기 위해선 자산총액을 늘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독립된 GP가 운용하는 펀드 출자자로 M&A를 추진해온 것으로 해석된다. 상출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신규 순환출자 금지뿐 아니라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새로이 적용받게 된다.

    최근 케이조선 매각이 무산된 원인도 태광산업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리스크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컨소시엄에서 LP로만 남아있으려는 태광산업과, 태광산업이 확실한 SI이자 최대주주로 나서주길 원하는 매도인(유암코·KHI그룹) 간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매각 측이 '확실한 최대주주 SI'를 요구했던 이유는 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때문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 건조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선주가 미리 지급한 선수금을 대신 환급해주겠다고 약정하는 제도로, 최대주주의 신용 보강이 필수적이다. 당시 컨소시엄은 태광산업 대신 오성첨단소재가 SI로 나서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채권단 측에서 경영 적합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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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그룹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받은 시점에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회사는 보유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즉 지정일 당시에 A→B→C→A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고리가 있다면, C→A로 이어지는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

    태광그룹은 작년 태광산업(46.33%)→티시스(1.19%)→티알엔(11.22%)→태광산업, 대한화섬(31.55%)→티시스(1.19%)→티알엔(33.53%)→대한화섬으로 이어지는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이를 모두 해소한 상태다. 지난해 6월말 티알엔이 태광산업과 티시스가 보유한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하면서 티시스→티알엔 고리가 끊어졌다. 만약 이 순환출자 관계를 해소하지 않은 채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티알엔이 보유한 태광산업 의결권이 제한돼 이호진 회장 일가의 과반 지배력이 무너질 처지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태광산업의 행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거나 최대한 늦추는 데 있다"며 "그에 따라 M&A 전략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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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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