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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지나자 늦더위…거제·통영 수해복구에 이어지는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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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지나자 늦더위…거제·통영 수해복구에 이어지는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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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중순 경남 거제와 통영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뒤 늦더위까지 이어지면서 피해 주민들의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집을 떠난 주민 수천 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한 가운데 민간 구호단체와 기업, 자원봉사자들은 생필품 지원과 세탁, 현장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도 긴급 모금과 구호 활동을 이어가며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희망브리지와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남해안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거제에는 956㎜, 통영에는 766㎜의 비가 내렸다. 거제는 하루 강수량이 654㎜에 달해 2002년 태풍 ‘루사’ 이후 가장 많았다. 시간당 최대 12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곳도 있었다. 주택과 상가가 물에 잠기고 토사가 유출됐으며 산사태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정부는 거제시와 통영시 산양읍·봉평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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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가 컸던 거제시 둔덕면 하둔리에서는 복개천이 범람하고 바닷물까지 유입되면서 마을의 주택과 상가가 순식간에 흙탕물에 잠겼다.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던 물이 빠진 뒤에는 집 안마다 토사와 오염된 가재도구가 쌓였다. 여기에 폭염과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무더위 속에서 젖은 가재도구를 옮기고 흙더미를 치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공무원과 군인, 경찰, 소방대원, 전국에서 온 민간 자원봉사자들도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 수천 명 아직 귀가 못해
    복구가 끝나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주민도 많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거제·통영에서 3053세대 6083명이 대피했고 이 가운데 2279세대 4548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거제 주민이 2245세대 449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택 파손과 침수뿐 아니라 기계실 침수에 따른 단전·단수 등이 귀가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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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사정도 절박하다. 거제 주민 박혜정씨(44)는 침수 당시 정전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어머니의 기계가 멈출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비상 배터리가 30분가량밖에 남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집이 크게 파손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머니를 언제 다시 모셔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원두와 고가의 커피머신 등 집기가 모두 침수된 한옥 디저트 카페 업주는 최소 한 달 이상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구호물품 6만9032점 지원
    희망브리지는 피해 발생 직후부터 거제·통영 등 현장에 구호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일시구호키트 336세트와 대피소 쉘터 200동, 바닥매트 200점, 생수 3만5840병, 간식 2만7112점, 자원봉사자 키트 2344세트, 위생용품 2000점 등 총 6만9032점을 지원했다. 복구 현장에 투입된 경남소방본부와 거제소방서 소방대원에게는 약 8000만원 상당의 소방관 출동키트 625세트와 현장 필요 물품, 약 1000만원 상당의 간식도 전달했다.

    침수지역에서는 세탁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집에 하수 등 오염수가 들어오면 옷과 침구에 악취와 오염이 남아 빠른 세탁이 필요하지만 피해 주민들은 집 정리와 토사 제거가 급해 빨래까지 처리하기 쉽지 않다. 희망브리지에 따르면 침수된 의류와 침구류는 악취가 남지 않도록 통상 5일 안에 세탁하는 게 중요하다. 피해가 큰 지역일수록 세탁기를 쓸 수 없거나 전기가 끊긴 가구가 많아 외부 지원이 필요하다.


    희망브리지는 거제에 이동형 세탁구호차량 3대를 투입했다. 5.5톤 규모 차량 한 대에는 18㎏ 대형 세탁기 3대와 23㎏ 대형 건조기 3대가 설치돼 하루 8시간 기준 약 1000㎏의 옷과 이불을 현장에서 세탁·건조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까지 약 570가구의 세탁물을 처리했다.

    세탁 지원을 받은 한 주민은 “흙탕물에 젖어 쌓인 옷가지를 보며 막막했는데 깨끗하게 빨아 말려줘 큰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희망브리지는 현장 상황에 따라 세탁차량과 구호물품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 기업·연예인 기부 이어져
    기업과 유명인들의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거제·통영 등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해 희망브리지에 10억원을 전달하고 세탁구호차량을 지원했다. 한화 등 주요 기업과 유통업계도 성금과 구호물품 지원에 동참했다. 피해 현장에서 직접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지원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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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희철·박서진, 배우 이성경·이혜영·채종협, 김은숙 작가 등도 수해 이웃을 위한 기부에 나섰다. 네이버 해피빈과 카카오 같이가치 등 온라인 기부 창구를 통한 시민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김희철은 남부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돼 이웃들이 일상을 되찾기를 바란다”며 성금을 전달했다.

    희망브리지는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긴급 모금을 계속한다. 성금은 희망브리지 공식 누리집과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낼 수 있다. 자동응답전화와 문자메시지로도 참여할 수 있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대피의 순간부터 복구의 시간까지 현장에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며 “상처 입은 이웃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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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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