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신이라서 전근 가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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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업무 부담이 독신자에게 집중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배우자와 자녀를 중심으로 설계된 세제·복지제도가 1인 가구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가족 형태는 빠르게 다양해졌지만, 직장과 사회제도는 여전히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표준 가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공통된 문제다.
최근 서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40대 독신 여성은 올해 봄 세 번째 도쿄 근무 발령을 받았다. 고향에서 일하기를 희망했지만 다시 전근 대상이 되면서 고향 아파트 대출 상환금과 도쿄 월세를 이중으로 부담하게 됐다. 그는 “특정 사람에게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에 대응해 육아와 간병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빠르게 확대됐다.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은 2025년도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반면 가족을 돌보는 직원의 업무를 대신하거나 전근을 수용하는 부담이 미혼 직원에게 편중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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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조사에서는 여성 전근자의 “대부분이 미혼”이라고 답한 기업이 약 60%에 달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가족 돌봄을 담당하는 근로자의 업무를 대신하는 직원은 평균보다 월 5.6시간 더 잔업했다. 업무를 대신하는 데 불만을 느낀다는 응답은 42.6%, 기업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69.2%였다.
기업들은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대신하는 직원에게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다이와리스는 동료의 육아휴직 업무를 대체한 직원에게 상여금을 가산하고, 에스에스제약은 육아휴직자의 동료에게 1인당 10만엔을 지급한다. 파티션 제조업체 코마니는 동료를 지원한 실적을 반기 인사평가에 반영한다. 인재 관련 회사 아토라에는 특정 가족 사유에 한정된 휴가제도 대신 모든 직원이 활용할 수 있는 완전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연말정산이 두려운 한국 독신 직장인
한국에서도 비슷한 형평성 논란이 있다. 소득세는 개인별 소득에 과세하지만, 연말정산에서는 배우자와 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가 인적공제와 자녀 관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독신자는 부양가족이 없다면 이러한 공제를 활용할 수 없어 같은 소득의 다자녀 가구보다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주거와 복지에서도 가족 구성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 신혼부부·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과 금융 지원은 저출생 대응이라는 정책 목적을 갖고 있지만, 혼자 주거비를 부담하는 1인 가구 사이에서는 지원에서 소외된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일본의 가구 구조는 이미 크게 바뀌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1986년 18.2%에서 2025년 35.4%로 높아졌고, 부부와 자녀로만 구성된 가구는 같은 기간 41.4%에서 24.3%로 줄었다. 한국 역시 1인 가구가 가장 큰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결혼과 출산 여부만으로 생활의 필요와 부담을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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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제기하는 방향은 육아·간병 지원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부담을 공정하게 나누고 다양한 생활 형태를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다. 일본의 독신자 전근·잔업 논란과 한국의 세제·복지 형평성 문제는 모두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부담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인정하고 보상할 것인지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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