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버는 최근 뉴저지와 워싱턴DC 등에서 운전기사 노조와 함께 자율주행 택시의 확산을 제한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도 자율주행차 도입 속도를 늦춰 기존 운전자들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승차 호출 플랫폼이 자율주행차와 인간 운전자를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갖추도록 하는 규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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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를 우회하고 노동자 보호에 반대하는 공격적인 로비로 이름을 알렸던 우버로서는 큰 변화다. 우버는 지난 5월 정책 보고서에서 웨이모와 경쟁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자 수입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맥도널드 우버 사장은 이 같은 입장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창업 초기에는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사회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뉴욕에 기반을 두고 운전기사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32BJ의 매니 패스트라이크 위원장도 일부 지역에서 우버와 같은 편에 서게 됐다며 자율주행차 도입의 다음 단계를 늦추는 데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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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쟁사와 우버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은 이런 노동·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상당 부분 우버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우버는 오랫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추진해왔지만 경쟁사 웨이모에 뒤처져 있고, 웨이모는 여러 도시에서 자체 앱을 통해 승객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 비율을 규제로 묶으면 자율주행 전문업체가 우버를 배제하기 어려워진다. 한 전직 우버 임원은 FT에 “자율주행차가 규모를 키우려면 운전자들이 잃어야 한다”며 “우버의 목표는 이 전환 과정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도 자율주행 전략을 둘러싼 투자자 압박받고 있다. 그는 2020년 우버의 자체 자율주행 사업부를 40억달러에 매각한 뒤 로보택시 시장을 1조달러 규모의 기회로 평가해왔지만,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우버의 시장점유율을 훼손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우버는 자체 개발 대신 제휴 모델로 방향을 바꿔 차량 구매와 여러 자율주행차 업체 투자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지만 로보택시 운행은 여전히 전체 우버 운행량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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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고위 임원은 우버가 여러 자율주행 업체를 동시에 지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장을 분산시켜 서로 다른 택시 사업자의 차량을 모아주는 우버 앱의 역할을 유지하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지난주 관리직을 줄이고 사업 전반에 자원을 재배치하기 위해 세계 인력의 약 10%인 33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버와 노동계 사이의 불신은 여전히 깊다.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지역 교통 규제를 무시하고 기존 택시업계의 기반을 무너뜨리려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코스로샤히 CEO가 취임 후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운전자 복지와 임금, 직원 분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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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뉴저지에서는 우버 로비스트들이 3년간의 시범사업 기간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플랫폼의 전체 운행 중 최소 85%를 인간 운전자가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워싱턴DC에서는 자율주행차 허가제 법안이 소규모 경쟁업체와 우버 같은 플랫폼을 배제할 수 있다며 노조와 함께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노동 문제를 중심으로 올해 6개가량의 주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입법이 정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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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하트필드 우버 AI·자율주행 정책 책임자는 "안전과 교통 혼잡, 일자리 영향을 실질적으로 다루는 타협이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 배치를 가능하게 할 정책 진전의 유일한 현실적 경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웨이모 역시 자사 사업에 유리한 규제를 위해 로비하고 있다. 웨이모는 여러 도시에서 기존 승차 호출 앱과 함께 영업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문제를 찾는 해결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일부 공항 운행 허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노동단체와 협력한 적도 있다.
패스트라이크 32BJ 위원장은 우버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텍사스 등 자율주행차 도입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20개 이상의 주에서는 운전자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았다며 우버의 의도를 여전히 경계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버가 전략적 이유로 자율주행차 배치를 반대한다면 그 도움은 받아들이겠지만 우버에 의존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해, 앞으로도 자율주행차 확산 속도와 운전자 고용을 둘러싼 양측의 공조가 이해관계가 맞는 범위에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