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대 선박을 공격하면서 군사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강력한 경제 봉쇄 조치에도 이란이 굴복하지 않자 미국은 전쟁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6개월 넘게 전쟁을 이어오며 내부 결속력을 다진 이란이 ‘장기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미국 중부사령부는 5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 군함 2척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에 대응해 미군이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란 하르그섬 인근에 있던 유조선 다우니호 등을 무력화했다. 이날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 일대를 순찰 중이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과 구축함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IRGC는 6일 호르무즈해협에 진입하려던 미국 수상 드론을 공격하는 등 무력 충돌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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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경제 제재를 앞세우는 방향으로 대(對)이란 전략을 선회했다. 중동전 확전이 중간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미군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시작하면서 대이란 전략에 일관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 종전 시점과 방식이 불확실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 “미국 정보당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전쟁 과정에서 자국의 군사 강점을 명확히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장기전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판단을 굳혔다는 것이다. 이란이 적어도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전쟁을 끌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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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5일 예멘 남서부에서 벌어진 전투로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 26명과 후티 반군 3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반군은 최근 항구 도시 모카를 차단함으로써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위협하고 있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은 호르무즈해협과 함께 원유 해상 운송 요충지로 꼽힌다.
국제 해상 물류 마비와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 유가가 꺾이지 않으면서 미국 노동절 연휴(5~7일)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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