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한국경제신문이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4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246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로펌을 선택한 건수는 26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취업가능·승인이 194건(74.6%), 취업제한·불승인은 66건(26.4%)이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을 비롯해 경찰·공정위·국세청 등 특정 분야의 일부 5~7급 공무원과 일정 직급 이상의 공직유관단체 직원 등을 취업심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 6대 로펌 고문·자문 비중 급증
연간 로펌 대상 취업심사 건수는 2024년 79건에서 2025년 106건으로 34.2% 증가했다. 올해는 8월 말까지 75건에 달했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9.4건으로 지난해(8.8건)보다 많다. 지난해 매출 기준 6대 로펌인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화우로 범위를 좁히면 2024년 48건에서 2025년 68건으로 41.7% 늘어 전체 취업심사 대비 증가 폭이 컸다.ADVERTISEMENT
눈에 띄는 점은 대표적 규제 기관인 금감원·공정위 출신 비중의 증가세다. 주요 6대 로펌 대상 취업심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8.8%(9건)에서 올해 34%(16건)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김앤장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우가 4건, 태평양·광장이 각각 2건, 세종·율촌이 각각 1건으로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형 로펌이 퇴직공직자에게 맡기려는 역할도 달라졌다. 6대 로펌의 고문·자문·전문위원 관련 취업심사는 2024년 24건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67.6%(46건)로 늘었고 올해는 80.9%(38건)에 달했다. 반대로 변호사·예비변호사 등 변호사형 직위의 비중은 2024년 39.6%(19건), 2025년 25%(17건), 올해 10.6%(5건)로 꾸준히 낮아졌다. 올해 금감원·공정위 출신의 주요 6대 로펌 취업심사 16건을 보면 이런 변화가 더욱 분명해진다. 전문위원 10건, 고문 3건, 수석전문위원 1건, 공인회계사 2건으로 변호사형 직위는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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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공정위 출신의 로펌행이 퇴직 직후 집중됐다. 금감원 출신의 로펌 취업심사는 86.2%, 공정위 출신은 92.3%가 퇴직 후 3개월 이내 취업을 예정했다. 반면 경찰 출신의 퇴직 후 3개월 이내 사례는 26%에 그쳤다.
업계에선 대형 로펌이 원하는 공직 경험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수사·형사 사건을 다뤄본 법률가를 확보하는 전통적인 전관 영입에서 벗어나 금융감독, 공정거래, 기업규제에 대한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 기업 내부통제, 기업결합 등 기업의 규제 리스크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어 로펌의 인재 수요도 법률 분야에서 경제 정책과 실무를 경험해본 인재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경찰은 취업제한·불승인 61% 달해
같은 기간 검찰과 경찰 출신의 로펌 대상 취업심사 건수는 감소했다. 주요 6대 로펌을 대상으로 한 검찰·경찰의 2024년 취업심사 건수는 22건으로 금감원·공정위(9건)보다 많았지만, 올해 1~8월에는 4건에 그쳤다. 다만 로펌 시장에서 이들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재산공개 대상자가 아니면서 변호사 자격을 갖췄다면 로펌 취업 때 원칙적으로 취업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검찰은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경찰은 치안감 이상 및 시도경찰청장 등이 재산공개 대상이다.경찰에 대한 취업심사는 다른 직군과 비교해 더 엄격한 경향도 나타났다. 로펌 대상 취업심사 가운데 취업에 제동이 걸린 취업제한과 취업불승인 건수는 66건(25.4%)이지만 경찰 출신 77건 가운데 취업제한과 취업불승인은 각각 34건, 13건으로 두 유형을 합치면 비율이 61%에 달한다. 10건 중 6건은 취업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반면 금감원 출신 로펌 심사 29건은 모두 취업 가능 결정을 받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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