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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참교육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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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참교육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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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참교육’에서는 교권보호국에서 파견된 주인공이 학교폭력과 무너진 교실 질서를 단숨에 바로잡는다. 현실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통쾌함을 느꼈고, 교권보호관을 실제로 도입하는 교육청까지 나오고 있다.

    2000년대 후반 학생 인권 침해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학교 체벌이 사실상 금지됐다. 2011년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사망 사건 이후에는 학교전담경찰관이 도입됐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률이 개정돼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과 악성 민원 대응체계가 보완됐다. 모두 필요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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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학교의 갈등은 줄지 않았다. 2024학년도에도 전국에서 3925건의 교육활동 침해가 인정됐다. 학생 문제가 불거지면 학생 인권을, 교사 문제가 발생하면 교권을 앞세운 사후 약방문이 반복됐다. 학교의 규범과 윤리는 약화되고 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의 권리가 충돌하는 공간으로 변해갔다.

    민주화 이후 학생을 통제 대상이 아니라 권리 주체로 바라보게 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와 소비자주의가 교육에 스며들며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교육공동체보다 교육서비스 기관으로 보는 경향도 강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원실태조사(TALIS 2024)에 따르면 학부모 민원을 주요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은 한국 교사는 56.9%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교사는 어느새 교육자보다 민원 대응자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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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대학이 진로와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교육은 공공재보다 자녀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됐다. 저출생으로 소수의 자녀에게 교육 투자가 집중되면서 ‘7세 고시’ ‘4세 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시 경쟁이 취학 전까지 앞당겨졌다.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사교육 서비스에 익숙해진 채 학교와 교사를 만난다.

    학원은 학생·학부모와 성적 향상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수준별 수업도 가능하다. 반면 학교는 학습 수준과 속도가 다른 학생들이 함께 배워 동일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더구나 학교는 학업 성취뿐 아니라 공동체 의식과 시민성도 길러야 한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는 여전히 학교를 입시 중심으로 바라본다.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들이 기대하는 성과가 엇갈리는 셈이다.


    그 결과 공교육은 구조적 딜레마에 빠졌다. ‘학교에선 자고 학원에서 공부한다’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학업 기능의 상당 부분이 사교육으로 이동했다. 학원은 성적만 올리면 좋은 학원이 될 수 있지만 학교는 성적만으로 좋은 학교가 될 수 없다.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교사의 수업 전문성과 교육적 권위도 흔들린다.

    더 큰 문제는 학교를 평가하는 사회의 잣대다. 우리 사회는 인성교육의 실패를 학교 책임으로 돌리면서도 학교 성과는 여전히 서울대와 의대 합격자 수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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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는 교육을 ‘다음 세대에게 어떤 세계를 물려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로 봤다. 그러나 산업화와 정보화, 민주화를 거치며 한국 교육의 구조적 모순은 깊어졌다. 역대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내걸고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사교육이 전문화·고도화되며 학습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덧붙이면서 학교의 목적과 기능은 오히려 왜곡돼 왔다. 최근 경기교육청 교권보호전담관 50명 모집에 1823명이 지원했다.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지만 근본 처방은 아니다. 교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의 강화가 또 다른 권리 충돌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민선 교육감체제에서 근본적 개선이 아니라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방편으로 흐를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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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신설 기구가 아니다. 그보다 ‘학교의 존재 이유를 둘러싼 모순과 불일치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의 서로 다른 인식이 얽혀 있는데 이를 ‘신박한 아이디어’로 풀려 한다면 결국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견수불견림(見樹不見林)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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