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가 4일(현지시간) 세계지도 제작에서 실제 면적을 왜곡하는 '메르카토르 도법' 대신 면적을 정확히 반영하는 '이퀄 어스(Equal Earth) 도법'을 채택하도록 권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에서 결의안은 한국, 일본, 프랑스 등 164개국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미국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우크라이나·몽골 등 6개국은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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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안은 아프리카연합(AU)을 대표해 서아프리카 토고가 발의했다. 정부와 국제기구, 교육기관, 기술기업 등이 대륙 간 면적 비교가 중요한 지도에서 이퀄 어스와 같은 등면적 도법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다만 법적 구속력은 없어 메르카토르 도법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전면 교체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각도 표시가 중요한 항공·해상 항법용 지도에는 메르카토르 도법이 계속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결의안에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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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카토르 도법은 1569년 플랑드르 지도제작자 헤라르두스 메르카토르가 항해사들의 해상 항해를 돕기 위해 고안했다. 각도를 정확히 표시하는 '정각도법'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고위도로 갈수록 면적이 실제보다 크게 과장되고 극지방에서는 왜곡이 극심해지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그린란드·러시아·유럽·북미 등은 실제보다 크게, 아프리카·남아시아·중남미 등은 작게 표시돼 왔다. 실제로 그린란드 면적(216만㎢)은 아프리카(3037만㎢)의 14분의 1에 불과하지만, 메르카토르 지도에서는 두 지역이 비슷한 크기로 표시된다.
2018년 개발된 이퀄 어스 도법은 각 지역의 면적 비율을 정확히 보여주는 등면적 도법이면서도 형태 왜곡이 비교적 적어 시각적으로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도법에서는 아프리카 등 저위도 지역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북아메리카·유럽 등 고위도 지역은 작게 표시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GISS) 등 지구과학 관련 기관들도 이미 이 도법을 활용하고 있다.
결의안 공동발의국이자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프랑스는 표결 당일 메르카토르 도법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표결에 앞서 미국 대표로 나선 외교관은 유엔이 국제 평화·번영 등 실질적 문제 대신 16세기에 만들어진 도법과 이것이 배상 논의 및 '인지적 정의'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논쟁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런 논의가 유엔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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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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