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등에선 "르노 차는 애프터서비스(AS) 비용이 비싸다"는 평이 종종 나온다. 신차 구매를 고민하는 예비 차주들에게도 '르노=비싼 수리비'라는 인식이 있는 편인데, 정말 그럴까.
지난 2일 방문한 경남 창원 르노코리아 창원중앙정비사업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러한 인식의 상당 부분이 과거 수입 부품 의존도가 높았던 시절 형성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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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과거 부품을 수입해오던 시절에 생긴 이미지"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수입 부품 의존도가 높아 부품 단가가 높고 조달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었다는 것이다. 이후 국산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과거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르노코리아의 국산화 부품 비중은 약 6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신차에 정밀 전자장비가 늘면서 수리비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장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이정귀 창원중앙정비사업소 통합소장은 "신차라고 해서 수리비가 특별히 비싸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엔진오일 13만1000원…"동급 경쟁차보다 오히려 낮아"
브레이크 패드와 엔진오일, 각종 필터 등 일반적 소모품은 경쟁 차종과 비교해 크게 비싸지 않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ADVERTISEMENT
엔진오일은 필랑트 기준 1회 교체 비용이 부품과 공임을 포함해 13만1000원이다. 회사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동급 경쟁 모델은 13만7000원으로 오히려 6000원가량 낮다. 에어컨 필터 역시 5만7000원으로 경쟁 모델의 5만8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오일은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최근에는 차종에 맞춘 전용 합성유가 등장하면서 상급 오일을 선택할 경우 비용이 올라간다. QM6 가솔린 차종은 공임을 포함해 22만~25만원, 그랑 콜레오스는 20만원 초반 수준이다. 공임이 저렴한 곳에서는 20만원 아래로 교환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13만원대는 일반 등급 오일 기준이다. 전용 합성유는 상급 제품에 해당한다.
정비사업소 관계자는 "기본적인 가격 경쟁력을 원하는 고객도 있지만, 비용을 더 내더라도 유지·주행 성능에서 차이가 나는 고급 오일을 선택하려는 고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일 가격 자체가 과거보다 오른 상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고 수리비도 낮췄다…그랑 콜레오스 범퍼, QM6보다 30% 저렴
소모품보다 소비자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고 수리비다. 르노코리아가 대표 사례로 제시한 것은 범퍼. 그랑 콜레오스의 앞 범퍼 교체 수리비는 이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QM6보다 약 30% 낮아졌다. 단순 부품 가격만 비교한 것이 아니라 공임과 도장 비용 등을 포함한 종합 수리비 기준이다.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입산 부품 단가가 높았지만 국산화가 진행되면서 부품 단가가 내려갔다"며 "비싸다는 인식을 낮추기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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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가 주요 부품 가격을 사전에 공개하는 '주요 부품가격 정찰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 소비자가 정비 전에 비용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 예상치 못한 수리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부품 공급률은 93%에 달한다. 전국 물류망을 통해 당일 배송이 가능한 체계를 갖췄다는 귀띔이다.
창원중앙정비사업소에 가보니…하루 40대 처리

이날 찾은 창원중앙정비사업소는 르노코리아 협력 네트워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신차 판매와 사후관리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이른바 '2S 거점'으로 운영된다. 대지 5876㎡(1781평), 건물 3022㎡(916평)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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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83평) 규모 창고에는 약 5100개 아이템, 3만7000여개의 부품 재고를 상시 보유하고 있다. 부품 결품으로 수리가 지연되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근무 인원은 대표를 포함해 22명. 일반 정비와 판금·도장을 합쳐 하루 평균 40대 안팎을 처리한다. 이 가운데 일반 정비가 약 30대, 판금·도장이 8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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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규모가 아니다. '원스톱' 서비스다. 일반 정비부터 보증 수리, 사고 수리, 검사소 업무까지 한 곳에서 처리한다.
르노코리아 네트워크 가운데 유일하게 세이프티로더 2대를 보유해 함안·함양·진주·통영·거제·부산·김해 지역까지 차량을 직접 픽업하고 수리 후 자택으로 인도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네트워크 규모도 경쟁력…전국 365개 AS망

정비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접근성이다. 르노코리아는 전국 365개 AS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직영 사업소는 7개소, 판금·도장 네트워크는 82개소다. 차량 등록 대수 대비 정비 네트워크 수를 기준으로 보면 2026년 1월 기준 KG모빌리티가 2307대로 가장 촘촘했고, GM코리아가 3273대, 르노코리아가 3419대 순이었다.
정비 네트워크가 촘촘할수록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부품과 정비 인력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르노코리아가 부품 공급 체계와 정비 네트워크를 함께 관리하는 이유다.
소비자에게 남은 '비싸다' 인식 해소는 과제
지금의 르노코리아를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품 국산화가 진행되면서 주요 부품 가격을 낮추고 있고, 주요 부품가격 정찰제를 통해 정비 비용의 예측 가능성도 높이고 있어서다. 부품 공급률을 높이고 전국 단위 정비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그랑 콜레오스의 범퍼 수리비가 QM6보다 약 30% 낮아졌다는 점이나 엔진오일 등 일부 소모품 가격이 회사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경쟁 모델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이를 근거로 르노코리아의 AS가 타사보다 무조건 저렴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차종과 수리 부위, 부품 등급, 공임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제시된 가격 상당수는 르노코리아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차종과 기준을 바탕으로 한 만큼 모든 차종과 수리 항목에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결국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브랜드에 따라붙은 오래된 이미지가 아니다. 자신이 구매하려는 차의 실제 부품 가격과 정비 비용, 차량을 구매한 뒤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망을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단 얘기다.
창원(경남)=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