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매대에선 '군위 사과'라는 이름표가 눈에 들어온다. 국내 소비자에게 사과 산지 하면 경북 청송이나 충북 충주가 먼저 떠오른다. 군위는 2023년 대구광역시에 편입되며 행정구역이 바뀌었지만, 대다수 소비자에게 여전히 생소한 지명이다.
요즘 마트 과자 매대에도 이 낯선 이름이 대거 깔리기 시작했다. 롯데웰푸드가 행정안전부, 대구광역시 군위군과 손잡고 '맛있는 대한민국 상생 로드' 세 번째 프로젝트로 '군위 사과' 시리즈 15종을 선보이면서다.
몽쉘·꼬깔콘부터 양갱까지…'산지 알리기'가 중요

이번 협업은 '가을 한정판 제철 과자' 출시를 넘어 '군위'라는 산지 이름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린다.
ADVERTISEMENT
군위는 팔공산 자락에 자리해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사과를 키우기에 알맞은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당도나 아삭한 식감 등 품질 면에선 여타 주산지에 밀리지 않지만, '청송 사과' 등 워낙 강력한 기존 산지 브랜드에 가려 대중적 인지도를 쌓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롯데웰푸드는 몽쉘, 꼬깔콘, 롯샌, 크런키, 제로 등 자사 간판 스낵·파이는 물론 전통 디저트인 양갱까지 아우르는 건과 11종과 모나카 등 빙과 2종, 베이커리 2종에 '군위 사과'를 원료로 넣었다. 패키지 전면에 경상도 사투리를 활용한 '군위 사과 왔데이' 슬로건을 배치하고 뒷면에는 군위 사과의 특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과자를 집어 든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군위가 사과 산지구나'라는 사실을 학습하도록 유도한 브랜딩 전략이다.
서울역 팝업에 지역 축제까지…전국 유통망이 곧 '홍보판'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위해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KTX 서울역 대합실에 팝업스토어도 차렸다. 오는 6일까지 서울역 팝업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오가는 귀성·출장객들에게 신제품과 군위 사과 원물을 직접 알리고, 이달 중순에는 대구 '수성못 페스티벌'로 무대를 옮겨 영남권 공략에 나선다.
ADVERTISEMENT
대형 제조사 유통망이 지자체 농산물의 강력한 '스피커'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단순 1차 농산물 직거래 장터는 방문객 수가 제한적이지만, 전국 수만 개 소매점에 깔리는 양산형 제과 제품은 브랜드 노출 효과가 압도적이다.
롯데웰푸드의 '상생 로드'는 2024년 1탄 '부여 알밤'으로 시작해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하며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2탄 '전북 고창 꿀고구마'는 물량을 70% 늘렸음에도 2주 만에 동이 났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군위 사과 역시 이 같은 흥행 공식을 이어받아 지역 브랜드 자산을 키우는 '로코노미(지역+경제)'의 모범 사례를 노린다.
업계 관계자는 "농가 상생 프로젝트는 이제 원물을 얼마에 사주느냐를 넘어 인지도가 취약한 지방 소도시를 전국 소비자에게 각인시켜주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군위 사과 시리즈 역시 제과 라인업을 매개로 지역 인지도를 재발견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