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구상하는 ‘미니 한전’의 역할을 일부 맡는 민간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제주에서 처음으로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가동했다.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사이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고 거래를 관리하는 민간 사업자가 제주에서 실제 전력 공급에 나선 첫 사례다.
가상발전소(VPP) 전문기업 브이피피랩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에너지공사가 추진하는 ‘풍력발전-수소 생산시설 직접PPA’ 사업의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로 참여해 1일부터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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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제주 행원 연안풍력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근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공급해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제주에서 직접PPA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는 첫 사례다.
이번 사업에서 새 전력망을 구축해 풍력발전소와 수소 생산시설을 물리적으로 연결한 것은 아니다. 두 시설은 기존에도 같은 접속점을 통해 전력계통에 연결돼 있었고,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2023년부터 인근 풍력발전과 연계해 운영돼 왔다. 다만 기존에는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과 수소 생산시설이 사용하는 전력이 직접PPA 계약으로 묶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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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브이피피랩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로 참여하면서 전력거래 구조가 달라졌다. 행원 연안풍력에서 생산된 전력을 PPA 방식으로 수소 생산시설에 공급하고, 발전량과 사용량을 관리하며 정산·청구 등 거래 운영을 맡는다.
직접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제도다.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는 발전사업자와 수요처 사이에서 전력을 공급하고 거래를 관리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제주에너지공사가 풍력발전과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브이피피랩이 두 자산을 직접PPA 거래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4월 재생에너지 특구에서 여러 발전사업자와 여러 소비자가 자유롭게 전력을 거래하는 ‘n 대 n’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미니 한전’ 같은 민간 기업 출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여러 발전원의 전력을 모아 여러 수요처에 공급하는 구조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번 브이피피랩의 사업은 아직 1개 발전원과 1개 수요처를 연결하는 형태지만, 민간 사업자가 발전과 소비 사이에서 전력 공급과 거래 운영을 맡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구상의 초기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지역 내 전력 수요처에서 바로 소비할 수 있는 거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제주에서는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많아 전력 수요를 넘어서는 경우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발생해왔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수소 생산시설을 재생에너지 발전원과 연계하면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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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피피랩은 기업의 RE100 이행을 지원하며 재생에너지 조달·공급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 제주 본사의 RE100 이행을 3년 연속 지원했고, 제주 지역 발전소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글로벌 기업 등에 공급하며 누적 13GWh 이상의 조달·공급 실적을 확보했다.
PPA 공급량 관리와 정산·청구 업무를 지원하는 통합 운영관리 플랫폼 ‘플로우-P(flow-P)’도 운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입찰 기술을 기반으로 전국 1GW 규모의 분산자원을 운영하며 예측제도 및 입찰 시장에서 약 38%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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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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