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 치료제 청탁 의혹과 관련해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일보 카메라에 포착된 휴대폰 화면에는 "송구합니다"로 시작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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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내용은 "3년간 검사 11명을 투입해 수사했지만 '500만원 약속'의 직접증거도 없고, 실제 특혜도 없었다"는 자신의 입장과 "헌법소원의 핵심 주장"이라는 설명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는 전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 후보자가 코로나 신약 치료제를 허가해 달라고 지인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청탁한 일에 대해 검찰이 수사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한 직후의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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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제약업체가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둘러싸고 로비 의혹이 제기된다.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강 교수(제약업체 설립자)가 브로커 양씨에게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했고, 양씨가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의 관련 업무가 신속히 처리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양씨의 부탁을 받고 식약처장에게 해당 치료제가 임상시험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돈의 흐름이다. 강씨 측은 김 후보자의 정치후원금 계좌로 500만원을 보내려 했으나 실제로는 돈이 건네지지 않았다. 검찰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3년에 걸쳐 수사했고,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김 후보자 측은 기소유예를 마치 무혐의처럼 표현했지만 두 개념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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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와 결과, 피의자의 사정 등을 참작해 소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즉, 검찰이 범죄행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무혐의와 달리 기소유예는 검찰 기록에 남으며 검찰이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김 후보자가 문자에서 주장한 "직접증거도 없고 실제 특혜도 없었다"는 내용은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과 모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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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논란이 된 것은 김 후보자의 국회 활동이다. 그는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이자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1일 이 소위를 주재했다.
당일 의제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과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으로, 모두 수사 절차와 법무부 업무에 직결되는 법안이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소위 위원장 자격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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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문제가 된 것은 회의 중 김 후보자가 이진수 법무부 장관 대행에게 제도 검토를 요구한 대목이다. 그는 "고소인이나 피의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청하는 경우에 검사가 사건을 송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며 법무부 측에 검토를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향후 자신이 지휘하게 될 부처를 상대로 후보자 신분에서 사실상 지시성 발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하기 위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보낸 문자에 "헌법소원의 핵심 주장"이라는 표현이 명시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도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법무장관으로 임명해 이재명 대통령 재판 취소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그의 반응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것 아니냐"고 말했으며, 정 원내대표는 "끝까지 막아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서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자신의 불법 로비 청탁 사실이 드러나자 서 위원장에게 '송구하다'고 매달렸다"며 "김 후보자가 매달리고 송구해야 할 상대는 서 위원장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일 SNS에 "이 사건에서 진짜 궁금한 건 브로커 양씨다. 유흥주점 업주로 알려져 있는데 제품을 개발했다는 강 교수가 양씨에게 부탁해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내용을 전달했고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로비해 관철시켰다는 구도다"며 "김 후보자는 강 교수라는 사람을 몰랐을 가능성이 큰데 유흥주점을 한다는 양씨를 매개로 로비 사슬이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당 국회의원이 유흥주점 업주 부탁을 받고 식약처를 움직이고 몇 년 뒤 슬그머니 불기소 처분받더니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됐다"며 "나라 꼴 참 볼만하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