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밥 뭐야, 완전 귀엽다!" 알록달록한 김밥 일러스트가 빼곡히 새겨진 마스킹 테이프 매대 앞에서 방문객들 탄성이 터져 나왔다. 2008년 산업용 테이프를 문구용 마스킹 테이프로 탈바꿈시킨 일본 브랜드 'MT'가 이번 한국 팝업을 위해 특별 제작한 한정판 상품이다.

2일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 문을 연 대규모 문구 팝업스토어 '페이지 투 페이지스' 현장. 일본 최대 생활잡화점이자 '문구 쇼핑의 성지'로 꼽히는 '로프트(LOFT)'가 성수동 골목에 상륙했다. 일부 인기 시간대 사전 입장권이 예매 개시 사흘 만에 동났을 만큼 오픈 전부터 애호가들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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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셀렉트숍 29CM는 로프트와 손잡고 이날부터 6일까지 닷새간 한·일 문구 팝업을 연다. 로프트가 국내에서 공식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층은 호보니치 등 '日 직구 대란' 29곳…2층은 국내 팬덤 브랜드 집결
이번 팝업은 2개 층 규모 공간에 한·일 양국의 문구·라이프스타일 브랜드 39곳을 큐레이션해 선보였다. 특히 국내에 공식 유통망이 없어 해외 직구로만 접할 수 있었던 브랜드 14곳이 오프라인에 처음으로 풀렸다.
1층은 로프트가 엄선한 일본 유명 문구 브랜드 29곳이 채웠다. 200개가 넘는 후보 브랜드 중 한국 정서에 맞고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곳들을 추렸다. 다이어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호보니치'는 전날 공개된 2027년 신상과 한정판 라인업을 발 빠르게 선보였다. 표지와 내지를 직접 조합하는 커스텀 다이어리 브랜드 '하이나인 노트', 가죽 다이어리의 명가 '애쉬포드' 매대 앞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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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을 찾은 한 20대 방문객은 "평소 일본 여행을 가거나 배송비를 물며 직구로만 살 수 있었던 일본 현지 브랜드들을 성수동에서 직접 만져보고 비교할 수 있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층은 국내 브랜드 10여 곳이 자리 잡았다. 한국적 소재를 현대적 문구로 재해석해 주목받는 '오이뮤(Oimu)'를 비롯해 모스, 소소문구, 원모어백 등이 참여했다. 특히 브랜드 모스는 국내 대표 색연필 브랜드인 지구화학과 협업한 팝업 단독 한정판 상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만지고 조합하고 각인하고…'손맛' 살린 아날로그 체험 강화

현장 곳곳에는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기록의 감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가 전면 배치됐다.
29CM 체험관에서는 방문객이 원하는 종이와 장식 오브제, 끈을 직접 조합해 자신만의 코팅 책갈피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방문객들은 저마다 취향에 맞는 오브제를 고르며 제작에 몰두했다. 한쪽 벽면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는 방문객이 남긴 문장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메시지 미디어월이 운영돼 눈길을 끌었다.
로프트 팝업존 역시 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바로 노트를 커스텀할 수 있는 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매 조건에 따라 미니 키링백과 로프트 빅백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등 오프라인 특화 혜택을 더했다.
"취향을 산다"…29CM 문구 거래액 뛴 배경

29CM가 로프트와 손을 잡은 배경에는 문구 소비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맞닿아 있다. 다이소와 이커머스의 초저가 공세로 골목 문방구 수가 1만 개 밑으로 떨어지며 단순 필기구 시장이 위축된 반면, '취향과 감성'을 소비하는 프리미엄 문구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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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9CM 내 문구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48%, 다이어리는 50%가량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인 '이구홈 1호점'에서도 문구 용품 누적 판매량이 10만 개를 돌파하는 등 선물용과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문구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강대호 29CM 커머스전략 담당은 "디지털화 속에서도 문구는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는 감각이 매우 중요한 카테고리"라며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동시에 해외 유망 브랜드 큐레이션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 기획전과 이구홈 매장 앵콜 등을 통해 문구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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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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