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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추론 시대 열리자 3배 뛴 '이 회사'…월가 "40% 더 오른다" [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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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추론 시대 열리자 3배 뛴 '이 회사'…월가 "40% 더 오른다" [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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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wC “데이터센터 투자 4.3경원까지 간다”

    AI가 데이터센터 투자가 2050년까지 31조 6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원화로 약 4경 3000조원입니다.

    PwC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의뢰해 46개 국가·지역과 5개 권역의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을 분석해서 이같은 전망을 2일(현지시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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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wC에 따르면 철도와 전력망, 인터넷은 각각 막대한 자본투자를 필요로 했고 하나의 시대를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압도할 정도의 규모입니다.

    PwC는 이 규모가 영국과 미국의 철도 건설 비용을 합친 것이나 인터넷 인프라 구축 비용보다 몇 자릿수나 큰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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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연간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은 2026년 약 8000억달러에서 2030년 1조1000억달러, 2050년에는 1조8000억달러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PwC는 이같은 막대한 투자가 발생하는 이유로 데이터센터의 ICT 장비를 들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1달러를 투자하면 향후 ICT 장비에 약 12달러를 추가로 투자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과거 인프라 투자는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뒤 네트워크가 완성될수록 투자가 감소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AI 인프라는 다릅니다. 4~6년마다 투자 사이클이 다시 시작되며, 현재로서는 이 사이클이 끝날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시스템, 네트워크 장비, GPU 등 설치 후 지속적으로 교체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하드웨어가 포함됩니다. 전체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ICT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70%에서 2050년 93%까지 상승할 전망입니다.

    AI는 이러한 장비 교체 사이클을 훨씬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한 구조로 만듭니다. 기존 클라우드 인프라는 주로 CPU를 중심으로 구축됐습니다. 반면 AI 작업은 GPU와 가속기에 크게 의존합니다. 이 장비들은 CPU보다 비싸고 전력도 더 많이 사용하며 기술 발전 속도도 빠릅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하나를 20년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ICT 장비에 3~5차례의 대규모 재투자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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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wC는 “데이터센터는 본질적으로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반도체 교체 구독 서비스’와 같다.” 건물은 한 번 짓지만 그 안은 4~6년마다 다시 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전력입니다. AI 수요는 수십 년 전에 구축된 기존 전력망의 한계와 충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PwC의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데이터센터에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 델 “AI 추론 확산으로 토큰 수요 2030년까지 360경개로 급증”

    델의 뛰어난 실적 뿐아니라 AI 수요 관련한 전망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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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은 1일 실적발표에서 AI 시장에서 앞으로 추론 수요가 학습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AI가 생성하고 처리하는 토큰 수요는 2030년까지 현재의 87배인 360경(quadrillion)개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AI 모델 학습 수요는 같은 기간 약 5배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AI 학습과 추론의 차이는 간단합니다. 학습은 AI를 만드는 과정이고, 추론은 만들어진 AI를 실제로 사용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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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어 GPT 같은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데이터를 넣고 수많은 GPU를 이용해 훈련시키는 것이 학습입니다. 반면 우리가 챗GPT에 질문을 입력하고 답변을 받을 때 서버에서 일어나는 연산은 추론입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학습은 자동차를 공장에서 만드는 과정이고, 추론은 완성된 자동차를 사람들이 매일 운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AI 모델 자체를 개발하는 데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학습이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AI 사용자가 늘어나고 AI가 검색과 쇼핑, 코딩, 업무 등 일상 곳곳에 들어가면 만들어진 AI를 실제로 사용하는 횟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에이전틱 A가 확산되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에이전틱 AI는 사람이 질문을 한 번 던지면 단순히 답변 하나를 만들어주는 AI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음 달 뉴욕 출장 계획을 짜줘”라고 지시하면 AI가 스스로 항공편을 검색하고 호텔을 비교하고 일정을 확인하고 비용을 계산하는 등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AI는 한 번의 질문에 한 번만 연산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엄청난 양의 토큰을 생성하고 처리하게 됩니다.

    델은 이 때문에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수요보다 AI를 실제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큰 수요가 훨씬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델은 2030년에는 AI가 전체 데이터센터 수요의 75%를 차지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0GW 규모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200GW의 데이터센터가 GPU만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AI 사용량이 늘어나면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하기 위한 GPU와 AI 서버가 필요하고, 서버가 늘어나면 데이터를 공급하는 메모리와 스토리지도 필요합니다. 서버와 서버 사이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한 네트워크도 확충해야 합니다. 장비가 늘어나면 전력 소비와 발열도 증가하기 때문에 전력과 냉각 인프라 역시 함께 확대해야 합니다.

    결국 AI 추론과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GPU뿐 아니라 서버와 메모리, 스토리지, 네트워크, 전력·냉각까지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체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델은 특히 이 가운데 약 절반이 네오클라우드와 소버린 AI, 일반 기업 등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고객군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델은 2030년까지 자신들이 공략할 수 있는 AI 인프라 사업 기회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델의 최근 실적에서도 AI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인 47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습니다. AI 서버 수주잔고는 95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델은 강력한 AI 서버 수요를 반영해 연간 매출 전망도 1920억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모두 델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두 투자은행은 델의 목표주가를 각각 6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이는 1일 종가 대비 약 41%의 상승 여력을 의미합니다. 델 주가는 올해 들어 250% 넘게 상승했는데 여기에서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씨티는 기존 목표주가 515달러에서 600달러로 높였고, BofA도 기존 505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BofA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부품 공급 제약과 고객들의 데이터센터 준비 상황으로 인해 향후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더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델은 서버와 스토리지, PC 등 AI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네오클라우드(NeoCloud), 기업, 소버린 AI, 엣지 컴퓨팅 분야에서 AI 성장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탄탄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3. “유가는 인플레 아닌 성장 충격”…Fed 금리 인상은 정책 실수?

    제임스 손 웰링턴-알터스 프라이빗웰스 수석 시장전략가가 2일 최근 국제유가 상승을 이유로 Fed가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정책적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Fed가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금리 인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은 이런 결론이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소셔미디어 계정을 통해 현재 유가 상승은 미국 내 소비나 투자가 지나치게 강해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이라는 외부의 공급 충격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손은 이를 경제에 부과되는 일종의 ‘세금’에 비유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소비자들은 휘발유와 난방비 등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합니다. 그만큼 외식이나 쇼핑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줄어듭니다. 기업 역시 운송비와 원재료비가 올라 이익률이 낮아지고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즉 유가 상승은 당장은 물가를 끌어올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면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손은 이런 상황에서 Fed가 헤드라인 물가 상승만 보고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거나 이란 사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상 운송로를 확보할 수도 없습니다.

    반면 금리 인상은 미국 내 주택 구입과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유가 상승이라는 외부 충격으로 이미 소비와 기업 이익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Fed까지 금리를 올리면 미국 경제에는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손은 최근 경제지표 역시 Fed가 신중해야 할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수정된 고용지표에서 노동시장 약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근원 PCE 물가 역시 유가만큼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장과 Fed가 유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1970년대의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고 손은 분석했습니다.

    당시에는 유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렸고, 근로자들이 생활비 상승을 보전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했습니다. 기업들은 늘어난 인건비를 다시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물가와 임금이 서로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손은 지금은 1970년대와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임금이 물가에 광범위하게 연동돼 있지 않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높은 대출금리와 생활비에 이미 부담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이 유가 상승을 계기로 지출을 더욱 줄이는 것이 더 큰 위험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용시장에서도 아직 심각한 위기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BBB 등급 회사채의 옵션조정스프레드(OAS)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손은 또 금융시장이 아직 견조하다는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 앞으로도 충격을 견딜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손은 자신의 주장을 “유가는 인플레이션처럼 보이는 성장 충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헤드라인 물가가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Fed가 금리를 올린다면 외부에서 발생한 공급 충격에 미국 내부의 수요 위축까지 더해져 정책적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손의 주장에는 상당히 타당한 측면도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유가 급등은 대표적인 공급 충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가 지나치게 좋아 소비와 투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수요가 과열돼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Fed가 금리를 올려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4. 디젤 가격 2022년 이후 최고…‘물류발 인플레’ 경고등 켜졌다

    하지만 손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기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전반에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디젤 선물 가격의 경우 1일 화요일 202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원유를 정제해 디젤을 생산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디젤 크랙 스프레드는 배럴당 106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실제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디젤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AAA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 디젤 가격은 갤런당 5.63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보다 디젤 가격 상승을 더 주의해서 봐야 하는 이유는 디젤이 ‘경제가 물건을 움직일 때 쓰는 연료’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약 5.63달러로 높은 수준입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물류비 상승입니다. 미국에서 트럭은 식품부터 의류, 가전제품, 건축자재까지 거의 모든 상품을 운반합니다. 디젤 가격이 오르면 운송업체는 연료할증료를 붙이거나 운임을 올립니다. 실제로 트럭 운송시장에서는 디젤 가격 상승분이 비교적 빠르게 화주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다음은 상품가격 상승입니다.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물건을 공장이나 항구에서 물류센터로 옮기고 다시 매장까지 운송하는 비용이 올라갑니다. 결국 일부 비용이 소비자 가격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UPS·FedEx·철도회사 등에서도 연료할증료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운송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분야가 식품입니다. 농업은 트랙터와 수확기 등에서 디젤을 많이 사용하고, 생산된 농산물을 다시 트럭으로 운송해야 합니다. 따라서 디젤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생산비와 운송비가 동시에 올라 식료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RSM은 높은 디젤·운송비가 식품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Fed 문제가 다시 등장합니다. 디젤 가격 상승은 처음에는 에너지 가격 문제지만, 운송비와 상품가격으로 전가되면 근원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생깁니다.

    손의 주장대로 Fed가 금리를 올린다고 디젤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디젤 가격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한다면 Fed 입장에서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워집니다.

    동시에 경기에는 반대 방향의 충격을 줍니다. 운송업체와 농가, 제조업체의 비용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식품과 상품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즉 물가는 올라가는데 성장은 둔화되는 전형적인 공급 충격, 다시 말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는 방향입니다.

    지금 디젤 가격과 디젤 크랙스프레드가 함께 급등하는 핵심은 “원유 자체의 부족보다 원유를 디젤로 바꾸는 정제·제품 공급망이 더 빡빡하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선 중동에서 ‘원유’뿐 아니라 정제된 석유제품 공급까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란 사태와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로 중동의 디젤·제트연료 등의 공급이 줄었습니다. EI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동발 공급 차질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빠듯해지면서 미국의 디젤과 제트연료 크랙스프레드는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러시아발 디젤 공급도 줄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과 수출시설 공격이 이어진 데다 러시아가 디젤 수출까지 제한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디젤 공급이 더욱 부족해졌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글로벌 디젤 시장에서 중요한 공급국이기 때문에 타격이 큽니다.

    미국 정유사들이 이미 거의 최대한 가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은 95%를 넘고 걸프연안은 97%를 웃돌 정도여서, 디젤 가격이 오른다고 생산량을 갑자기 크게 늘릴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미국산 디젤을 해외에서도 가져가고 있습니다. 중동 등의 공급 차질을 메우기 위해 유럽을 비롯한 해외 구매자들이 미국산 석유제품을 찾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미국의 디젤 등 증류유 수출은 하루 평균 156만 배럴로 5년 평균보다 30% 많았습니다. 미국 정유사들이 열심히 생산하고 있지만 해외로 나가는 물량도 많아 미국 내 재고를 충분히 쌓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계절적으로도 앞으로 디젤 수요가 강해지는 시기입니다. 가을에는 농작물 수확과 운송에 디젤 사용이 늘고 겨울에는 난방유 수요까지 증가합니다. 디젤과 난방유는 같은 중간유분 계열이기 때문에 통상 디젤 크랙스프레드는 10월부터 2월 사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이 겨울을 앞두고 부족 가능성을 미리 가격에 반영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5. 30년물 5.27% 돌파…바이백 발표 이후 금리 하락분 모두 반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채 바이백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한때 나타났던 금리 하락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베선트 장관이 바이백 확대를 발표하기 직전 수준까지 되돌아갔습니다. 경제 전반의 시중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당시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8월 19일 장기 국채시장의 수급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전 5.27% 수준이었던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재무부가 장기채를 더 적극적으로 사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9월 1일 30년물 국채 금리는 다시 5.27%까지 상승해 바이백 확대 발표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시아 거래시간인 2일 오전에는 5.29%까지 올라 재무부 개입 전 기록했던 19년 만의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습니다.

    30년물이 다시 5.27%를 넘어선 것은 단순히 시중금리가 올라갔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베선트 장관이 장기채 수급을 개선하기 위해 바이백 확대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바이백만으로 미국의 재정적자와 장기적인 국채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구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10년물 금리도 상승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4.80%까지 올라 베선트 장관이 바이백 확대를 발표했을 당시보다 10bp 이상 높아졌습니다.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결국 30년물에서는 베선트 장관의 개입 이후 나타났던 금리 하락분이 모두 사라졌고, 10년물은 개입 이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 셈입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금리시장은 의미 있는 수준의 금리 하락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미국만이 아닙니다.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데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면서 주요국 장기금리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습니다.

    독일 30년물 국채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 30년물 금리는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호주 장기금리도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의 글로벌 국채지수 금리 역시 거의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단기금리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Fed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1일 6bp 오른 4.40%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달 Fed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국채 바이백이 이러한 구조적인 금리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브렌던 페이건 매크로 전략가는 선진국 경제가 과거보다 높은 실질금리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강한 명목 경제성장과 중립금리 상승뿐 아니라 AI 관련 대규모 투자와 생산성 향상, 민간기업들의 채권 발행 증가 등이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막대한 자본투자가 진행되면서 기업들도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투자자의 자금을 놓고 경쟁하게 됩니다. 미국 정부가 바이백을 통해 일부 국채를 사들이더라도 이런 구조적인 금리 상승 압력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다만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가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장 지표를 보면 재무부의 개입이 없었다면 장기금리가 지금보다 더 높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베선트 장관 역시 재무부가 시장의 균형금리 자체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1일 한 인터뷰에서 “내가 균형금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상황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베선트 장관이 말한 ‘속도를 늦춘다’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금리가 오르는 것 자체도 부담이지만 정부와 민간 입장에서는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오르느냐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금리 수준에 적응하고 대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미국 정부를 보면 국채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기존에 발행한 모든 국채의 이자비용이 하루아침에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발행된 고정금리 국채에는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존 금리가 적용됩니다.

    문제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입니다. 미국 정부는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국채를 발행하는 차환을 반복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 2~3%대 금리로 발행했던 국채의 만기가 돌아왔는데 시장금리가 5%라면, 재무부는 훨씬 높은 금리를 지급하고 새 국채를 발행해야 합니다. 이런 차환이 반복되면서 높은 시장금리가 정부의 실제 이자비용으로 점차 전이됩니다. 따라서 금리가 천천히 상승한다면 재무부에도 대응할 시간이 생깁니다.

    국채의 만기구조를 조정하거나 단기물과 장기물의 발행 비중을 조절할 수 있고, 바이백을 통해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국채의 유동성을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민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 역시 모든 부채를 한꺼번에 새로운 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채와 대출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옵니다. 따라서 금리가 천천히 상승하면 기업은 기존 저금리 부채의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자금을 미리 조달하거나, 회사채 만기구조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높은 금리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따져본 뒤 신규 공장이나 AI 데이터센터 같은 투자계획의 규모와 시기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갑자기 뛰면 이런 준비를 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차환해야 할 수 있고, 투자 프로젝트에서 예상되는 수익률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계획했던 투자를 갑자기 축소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기업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처럼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장기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리가 천천히 상승하면 소비자는 주택 구매를 미루거나 더 저렴한 주택을 선택하고, 자동차 구매나 대출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채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해 10년물 금리와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 가계가 준비할 틈도 없이 주택 구매력과 소비 여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 높은 금리 자체도 문제지만 높은 금리에 적응할 시간이 없는 것이 더 큰 충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회사와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의 속도가 더욱 중요합니다. 은행과 보험회사, 연기금 등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금리가 천천히 상승한다면 금융회사들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헤지를 확대하거나 자산과 부채의 만기구조를 조정하면서 손실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채권 평가손실도 갑자기 커집니다.

    여기에 펀드 환매나 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까지 발생하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손실을 감수하고 팔아야 하는 투자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입니다. 당시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으로 SVB가 보유하고 있던 장기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막대한 미실현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예금자들이 대규모로 돈을 빼기 시작하자 SVB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손실이 난 채권을 실제로 매각해야 했고, 이것이 다시 불안과 예금 인출을 키우면서 결국 은행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금리 상승 자체도 문제였지만, 경제 주체들이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할 경우 채권의 평가손실이 실제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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