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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재생에너지, 수소 전환으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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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재생에너지, 수소 전환으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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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속에서 발생하는 '잉여 전력(버려지는 재생에너지)'을 수소로 전환해 저장·활용하는 '수소 섹터커플링(Sector Coupling)'이 한국 에너지 안보와 수소 경제의 핵심 솔루션으로 제시됐다.

    지난 7월 30일 한국환경경제학회가 주관한 '재생에너지 도약을 위한 수소 섹터커플링 정책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유종민 홍익대 교수(한국환경경제학회 이사)는 버려지는 전력을 활용한 수소의 기회비용을 '0(Zero)'으로 전제하고, 이를 국가 차원의 에너지 비축 자원 및 대형 수송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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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IRA 방식의 '생산 실적 연동형 지원(생산세액공제)' 도입 시급

    홍 교수는 현재 국내 수소 수송·충전 인프라 지원이 '설비 투자'와 '수요처(차량 구매) 보조'에 국한되어 있는 점을 지적했다. 수요 보조는 기업이 특정 수요처에 갇히는 한계가 있는 반면, 공급(생산) 보조는 수소 생태계의 전반적인 생산 경쟁력을 키워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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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최근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나 중국의 사례처럼 수소 생산 실적에 연동해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지원금을 지급하는 '생산세액공제(PTC)' 제도를 수소 산업에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유통 사업자의 정산 마진을 현실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대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어 발표에서는 수소의 장기 저장을 위한 '액화수소 비축 전략'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배터리(ESS)나 양수발전은 단주기(수시간~수일) 저장에는 유리하지만, 봄철의 잉여 전력을 가을·겨울철로 이월하는 '계절 저장'에는 비용 급증과 입지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 기체 수소 대비 적재량이 약 12배에 달하는 액화수소는 대용량 장기 저장이 가능하다. 발표 분석에 따르면, 평시 액화수소 비축에는 연간 약 300억 원의 관리 비용이 들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LNG 가격 폭등과 같은 중장기 에너지 위기 시 월 LNG 수입량의 5%를 대체함으로써 최대 8조 원에 달하는 국가적 위기 방어 및 경제적 편익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차 중심의 수소 수송 경쟁력과 그린수소의 회수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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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송 부문에서는 승용차보다 대형 상용차(트럭·버스) 및 장거리 운수에서 수소 연료의 도매가 기준 경제성이 배터리 전기차 대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다고 분석됐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그린수소 수전해 설비의 단가(CAPEX)가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버려지는 전력을 활용해 만든 그린수소의 전력 단위당 회수가치는 kWh당 약 80원 수준까지 확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발전(CHPS) 및 수송에 유연하게 재활용함으로써 무작정 수소 가중치만 높이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경제적·환경적 편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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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으로 버려지는 전력을 수소로 연계하면 송배전망 건설 회피 비용 절감,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일석삼조'의 가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생산 지원책과 국가 비축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신중론과 현실론 팽팽히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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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수소 기술의 공학적·경제적 한계를 지적하는 신중론과, 산업계 탈탄소 및 대중교통 안정성을 위해 수소가 필수적이라는 현실론이 팽팽히 맞섰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암모니아 재크래킹 과정에서 12% 이상의 에너지가 손실되는 등 최종 에너지 효율이 10% 미만에 불과하다"며, IEA 전망에서도 2050년 전 세계 수소 발전 비중은 0.14%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수소차 시장의 비관적 현실과 수전해 목표 이행률 저조를 언급하며, "철강(수소환원제철)을 제외한 타 분야는 전기화 대안이 존재한다. 실증 사업 결과 검증 전 국가 계획에 과도하게 반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경제연구단장은 "잉여전력 기반 생산 시 가동률이 5% 수준에 불과해 수전해 설비의 CAPEX(설비투자비)가 폭등하므로 kg당 1,700원 수준의 단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송전 제약 회피 편익을 정량화하여 수소의 필요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매우 유용한 접근"이라고 평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탄소감축인증센터장: "국내 수소 소비량의 95%(약 170만~190만 톤)가 이미 정유·석유화학 공장의 '원료'로 쓰이고 있다"며, "기존 그레이수소를 그린수소로 전환하기만 해도 연간 2,000만 톤(전체 배출량의 약 3%)의 탄소를 줄일 수 있으므로 제도적 인센티브 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속가능항공유(SAF) 및 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위한 청정수소 확보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용범 인천광역시 신재생에너지과장은 실제 수소버스 도입 경험을 공유하며 "전기버스는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 주차 면적 및 여름철 냉방 민원 이슈가 있다"고 밝히는 한편, "과거 수소 수급 차질 사태를 겪으며 에너지원 단일화의 위험성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시는 수소(30%), 전기(30%), 정유·경유(30%)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해 국가 안보 및 대중교통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범 국토교통부 교통서비스정책과 사무관은 "현재 상용차 활성화를 위해 수소 유가보조금을 지원 중이나, 중동 사태 등으로 공급 단가가 올라 업계의 상향 요구가 크다"며, "액화수소 설비 대수선 등에 따른 공급망 단절 방지를 위해 대체 공급망 확보와 수소 단가 맞춤형 보조금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승우 기획예산처 탄소중립정책과장은 "2045년 광복 100주년 대비 미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수소의 역할과 글로벌 비용 경쟁력, 송배전망 필요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일 연세대 교수는 "AI 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대용량 에너지 저장 필요성을 감안할 때, 단순 효율성 논리를 넘어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 차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미래 투자가 필요하다"고 종합 제언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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