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몰아서 낸 이력이 있는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가 최근 5년 사이 네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상한치인 119개월분을 몰아서 내고 평생 연금을 받는 ‘꼼수 수급’ 외국인도 두 배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외국인 보험료 추가 납부(추납) 제도가 방치돼왔다”며 법규 개정을 통한 후속 조치를 당부했다.
ADVERTISEMENT
1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료 추납 이력이 있는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는 2173명이었다. 2021년 599명의 네 배에 육박했다. 중국인이 1541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인(322명)과 캐나다인(149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 달 이상 가입자 중 119개월 치를 한 번에 추납하겠다는 신청은 지난해 140건에 달했다. 2023년 22건, 2024년 70건에 비해 대폭 늘었다. 60~65세부터 개시되는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20개월(10년)을 채워야 하는데, 외국인 가입자도 10년 미만 범위에선 추납이 가능하다.
ADVERTISEMENT
외국인 추납자가 증가하면서 연금 수급자 수와 수급액도 동시에 뛰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는 1만4648명, 수급액은 710억원에 달했다. 중국인 8685명이 총 298억원을 수령해 가장 많았다. 2021년 전체 수급자가 6078명, 수급액이 287억원에 불과했는데 5년 사이 중국인으로만 이 수치를 앞질렀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호주의,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선 (추납 후 연금 수급 허용을) 안 해주는데 우리나라만 해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꽤 오랫동안 방치된 문제인데 내부 시스템에서 지적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국회까지 가지 않고 시행령이나 하위 법규로 처리하는 방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부터 외국인은 국내 실거주 기간을 확인해 추납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평생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한 내국인의 박탈감을 해소하고 기금 부당 누수를 막는 것이 대처의 핵심”이라며 “실거주 확인을 넘어 추납 요건을 대폭 강화할 추가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시은/김형규 기자 see@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