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간 비례성을 높이자는 명분으로 2019년 12월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한 것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이듬해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독식을 막고, 소수 정당의 정계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이 제도는 ‘위성정당’이라는 기이한 변종을 낳았다.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른 전체 의석 몫에서 지역구 당선자 수를 뺀 남은 의석의 일부(50%)를 비례대표로 보충하는 방식이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을수록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받기 어렵게 되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연이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급조했다.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꼼수로 무력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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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변칙도 속출했다. 최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용혜인 의원 사례가 대표적이다. 용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선거 후 형식적 제명 절차를 거쳐 원래 소속인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비례대표 재선에 성공했다. 소수 정당인 기본소득당 대표로서 선거제 비례성 확대를 주장하던 그가 정작 제도 허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용 의원은 최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례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원외 정당이 돼 연간 11억원 규모의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자며 도입한 제도가 편법 통로가 되고 있는 현실이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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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비슷하게 지역구 선거와 정당명부 투표를 결합한 독일과 뉴질랜드 등에서는 위성정당 문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위성정당을 만들더라도 실익이 없도록 다양한 안전장치를 구축해 놓은 덕분이다. 우리도 편법과 꼼수가 판치는 기형적 위성정당이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안정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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