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경북 영천시 임고면의 운주산승마조련센터. 2009년 조성된 공공 승마장이자 승마조련센터다. 이곳에 말을 맡기고 승마를 하는 울산의 기업인 김영우 씨는 “말과의 교감을 통한 치유와 힐링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회사 업무로 지칠 때마다 승마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마사에서 아무 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로 청결했다. 마주와 조련사들은 50여마리의 말 관리에 정성을 쏟고 있었다. 이인실 승마조련센터 주무관은 “말의 수명은 평균 20년인데 2~5년만 경주마로 뛰고 이후 대부분의 생은 승용마로 지낸다”며 “경주마에서 승용마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말에 대한 복지나 조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은 복지 인증제 시범시설로 지정될 정도로 관리가 우수하다”며 “영천은 말을 사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도시”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오는 13일 영천 경마공원 개장을 앞두고 영천이 말산업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말산업을 동물복지와 치유는 물론 국민 여가와 레저까지 아우르는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영천시의 목표다.
영천시는 2032년까지 영천의 말산업과 일자리, 관광을 연결하는 말산업 클러스터 조성 5개년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금호·청통면 일대의 경마공원은 산업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운주산승마조련센터는 교육과 복지의 허브로, 도심은 산업과 관광으로 특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말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기수 출신인 이상동 성운대 교수는 “영천 경마공원은 카페나 공원 같은 분위기로 기존 경마장과 차원이 다르게 조성됐다”며 “영천은 재활승마뿐만 아니라 국민 치유산업으로 말산업을 준비해온 도시”라고 평가했다.
ADVERTISEMENT
영천시는 렛츠런파크 1단계 사업인 경마장 개장에 이어 레저 복합단지 조성 등 2단계 사업과 한국마사회 유치에도 본격 착수했다. 말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는 영천시는 한국마사회 유치를 지역 배려 차원이 아니라 국가말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의 사업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퇴역 경주마의 승용마 전환, 재활승마, 조련, 인력 양성, 체험 승마 프로그램 운영 등 국가말산업 육성과 레저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현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상민 경북승마협회장은 “말산업 생태계와 운영 경험, 산업집적 효과는 단기간에 얻을 수 없다”며 “경마와 승마, 조련, 교육 체험, 관광 기능과 경마공원 2단계 부지 및 성운대 인공지능(AI) 말산업 학부 등 인력양성 체계까지 갖춘 영천이 한국마사회 본사 이전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영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