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전력공사에 5000억원 규모의 자본금 현금 출자를 신규 추진한다. 대규모 송전망 건설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산적한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압박과 가정용 요금 동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전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외부 재원 조달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다. 정부의 한전 출자는 2011년 161억원 이후 사실상 최대 규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총 25조7319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발표했다. 올해 본예산(21조7511억원)보다 18.3%(3조9808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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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전에 대한 5000억원 현금 출자 신설이다.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해 35조원 넘는 누적적자를 떠안은 한전은 연간 이자비용만 1조원 안팎에 달한다. 여기에 대규모 송전망 확충과 첨단산업 전력 공급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한전 5000억원 출자는 신규 사업으로, 누적적자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의 절반을 재정에서 지원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출자를 통해 한전의 자기자본이 확충되면 사채 발행 한도가 늘어나 외부 차입과 자금 조달 여력이 크게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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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출자 외에도 한전이 수행하는 전력 계통 보조 사업에도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 비수도권 전력망을 미리 구축하는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658억원)을 신설하고, 송전단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지원(5724억원), 계통 전기품질 안정화 설비 구축(360억원),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지원(196억원) 등을 배정했다. 한전이 전액 떠안던 취약계층 및 학교 냉난방비 요금 할인 부담 중 3500억원도 재정 지원으로 전환한다.
에너지 전환과 녹색산업 육성 예산도 대폭 확대됐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역대 최대인 2조1000억원을 편성해 보급 목표를 올해 30만 대에서 내년 43만 대로 늘린다. 배달용 전기 이륜차 보조금 인센티브는 10%에서 50%로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도 두 배 이상 늘려 공장 지붕 태양광 융자를 4.4배 확대하고, 햇빛소득마을은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해 보급 속도를 높인다. 가스배관 없는 아파트를 구현하기 위한 히트펌프 보급 예산도 5.5배 늘린다.
용수 및 기후재난 대응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한다. 반도체 산단 용수 공급 등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에 2500억원을 출자하고, 호남권 반도체 산단 용수 공급(동복댐 증축 등)에 1196억원을 배정했다. 도시 침수 예방을 위한 강남역·광화문 대심도 빗물터널 및 도림천 지하방수로 공사를 본격 시행하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상을 위한 정부 출연금은 올해 100억원에서 내년 2447억원으로 대폭 확대 편성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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