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선거 광고보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후보에 대한 자발적인 지지처럼 보여 공화·민주 양당이 적극 활용하면서다. 그러나 일부 인플루언서가 정치적 지지의 대가로 돈을 받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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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진보 성향 정치 인플루언서 ‘조시 그린’은 이번 선거철에 최소 7명의 정치인 또는 관련 단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였던 톰 스타이어 측이 지급한 금액만 2만1500달러(약 2953만원)에 달했다.
8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그린은 지난 2월 스타이어가 구금시설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진보의 대표주자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3개월 뒤에는 “스타이어는 경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인물”이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스타이어 선거캠프로부터 2만여달러를 받았을 때와 비슷한 시기다. 그린은 스타이어 관련 게시물 3건에 대한 보상 사실을 공개하며 “금전 때문에 정치적 견해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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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청자들이 이런 금전 관계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편물, TV 광고 등 전통적인 방식의 정치광고는 후원 주체를 밝히도록 하는 규정이 명확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미국에서 인플루언서에게 유료 정치 콘텐츠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주는 4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연방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가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려면 후보자의 선거자금 보고서를 직접 찾아봐야 한다. NYT도 이런 방식으로 지급 내역을 확인했다. 중간업체를 거쳐서 지급될 경우 정확한 추적이 어렵다. 일부 선거캠프는 금전을 받았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겨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플루언서뿐 아니라 팔로워 수가 적은 콘텐츠 제작자를 활용하기도 한다. 비슷한 영상을 대량으로 제작하도록 하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방식이 그것이다. 사이드시프트라는 UGC 회사에 등록된 페이지 던마이어는 지난봄 스타이어를 홍보하는 영상 수십 개를 게시했다. 몇 주 뒤에는 다른 계정을 통해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경선 후보였던 헤일리 스티븐스 연방 하원의원을 지지했다. NYT에 따르면 사이드시프트에 등록된 사람 가운데 최소 87명이 스타이어나 스티븐스 등을 홍보하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치권에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은 후보자나 정치위원회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이 온라인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낼 경우 그 사실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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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업계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틱톡·인스타그램 합산 130만명 넘는 팔로워를 가진 진보 성향 인플루언서 수잰 램버트는 “좋아하는 후보를 기꺼이 홍보하지만, 지지의 대가로는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런 관행이 민주적 절차를 왜곡한다”고 우려했다. 정치 인플루언서 플랫폼 ‘크리에이터 콩그레스’는 최근 법적 의무 여부와 관계없이 유료 콘텐츠를 명시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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