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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도…M&A 대세는 전통 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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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도…M&A 대세는 전통 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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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이 요즘 ‘핫하다’고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여전히 시장을 이끄는 건 제조·소재·장비 같은 클래식한 기업들이죠.”

    원정준 삼정KPMG 5본부장(부대표)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M&A 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요즘 부상하는 신기술·신산업 회사들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매수·매도인 간 눈높이 차이가 심화돼 딜이 성사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결국 딜 시장의 승부처는 중소·중견 제조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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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부대표는 국내 곳곳에 숨겨진 히든 챔피언인 중소·중견기업을 대형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딜에 강점을 보여왔다. 오너 기업들은 지금까지 회사를 일궈온 과정, 축적된 가치를 중심으로 딜을 바라보지만, 대형 PEF는 앞으로의 성장성과 밸류업 여력을 중심으로 바라본다. 이렇게 양극단에 있는 양측을 연결해주는 ‘매칭 매니저’가 원 부대표의 역할이다. 준오헤어, 녹수, JJ툴스, 티맥스소프트,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디시인사이드, KDA, 폼텍, 티젠, 원콜, 케이원목재, 윈플러스, 디오스텍 등 그가 매각한 사례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글로벌 PEF 블랙스톤이 인수한 액추에이터 기업 퓨트로닉은 최근 성사된 딜이다. 이 회사 오너와 8년간 인연을 이어온 원 부대표가 파악한 건, 오너가 단순한 매각 차익을 원하는 게 아니라 휴머노이드·로보틱스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다는 점이었다. 블랙스톤은 글로벌 로보틱스 기업 출신 전문 인력을 자문단으로 투입해 회사의 기술력을 직접 진단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원 부대표는 “회사 오너가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알고 그걸 가장 잘 채워줄 상대를 데려왔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던 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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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딜로는 자동차 부품업체 KDA를 국내 PEF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한 사례를 꼽았다. 경남 진영공단에 있던 KDA는 전자공시 기준에도 미달해 시장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회사였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보석 같은 회사를 발굴해 딜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각별했다”고 그는 말했다. 원 부대표는 2018년 KDA를 비롯한 계열 4개사를 스카이레이크에 약 1000억원에 매각시켰다.

    원 부대표가 이끄는 5본부는 개인 오너 딜을 주로 다뤄온 만큼, 최근에는 부산·경남 지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원 부대표는 “최근 조선업 호황과 탈 중국 흐름의 수혜를 입은 부산·경남 지역 전통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M&A 업계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이 됐다”고 했다. 이를 위해 삼정KPMG는 9월부터 부산·경남 M&A센터를 신설하고, 원 부대표 소속 본부가 이를 전담하기로 했다.


    일본 시장도 그가 최근 공을 들이는 무대다. 올해 초에는 5본부 인력들을 이끌고 일본으로 단체 출장을 다녀왔다. 일본 M&A 시장은 국내에 비해 다섯 배가량 크다는 게 그의 추정이다. 그는 “한국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진 반면, 일본은 중소형 딜의 경우 순자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한국에서는 딜이 안 되는 회사도 일본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동남아·미국 등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에 사업 기반이 없는 일본 기업들이,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흐름도 있다. 그는 “국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매물이 새로운 활로를 통해 새주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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