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셋값이 7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월세도 160만원을 돌파하면서입니다. 전세를 선택하면 큰 목돈이 필요하고 월세를 택하면 매달 적지 않은 현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입니다.
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7억1178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7월 7억458만원으로 처음 7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약 720만원 더 올랐습니다. 올해 1월 6억6948만원과 비교하면 약 6.3%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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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지수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대비 지난달까지 7.59% 올랐습니다. 특히 강북 14개구가 9.22% 뛰면서 강남 11개구 상승률 6.14%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았던 서울 강북권까지 전셋값 상승세가 빠르게 번지는 모습입니다.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이동한다고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2만원으로 한 달 전 159만2000원보다 1.7% 올랐습니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선 수준입니다. 지난해 4월 140만원을 돌파한 뒤 올해 1월 150만원, 반년 만에 다시 16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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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세입자의 고민이 '전세금을 얼마나 마련하느냐'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선택지가 더 복잡해졌습니다. 전세를 선택하려면 평균 7억원이 넘는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고 월세로 돌아서면 매달 160만원이 넘는 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대차 시장의 무게 중심도 빠르게 월세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세 거래량은 6만84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감소했습니다. 월세 거래량도 14만2523건으로 줄었지만 감소율은 8.6%에 그쳤습니다.
올해 1~7월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8%보다 6.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서울은 69.7%로 사실상 임대차 거래 10건 가운데 7건이 월세 계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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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만 놓고 봐도 흐름은 비슷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가운데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비중은 55.4%로 1년 전 43.5%보다 11.9%포인트 뛰었습니다.
전세 물량 부족과 전셋값 상승으로 밀려난 수요가 월세로 향하면서 월세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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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장 공급을 크게 늘릴 요인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새 아파트 입주가 줄면 통상 입주 과정에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서울 평균 전셋값이 7억원을 넘어선 배경으로도 입주물량 부족이 지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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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의 재건축 단지에서 이주가 예정돼 있어 기존 임대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집주인의 실거주를 유도하는 정책 변화 역시 향후 전세 공급을 좌우할 변수입니다.
기준금리가 연 3%까지 오르면서 세입자의 금융비용 부담도 커졌습니다. 전세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높은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한 비용이 늘고 월세 전환 압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에서 전·월세 가격이 불안한 것은 부족한 공급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는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며 "현 상황이 이어지면 세입자의 주거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