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자기 목소리로 표현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영어 독서 플랫폼 리딩앤과 공동 개발한 영어 콘텐츠 ‘하모니 힐스’를 알리기 위해 최근 방한한 조지은 영국 옥스퍼드대 한국언어학 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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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언어와 인간의 언어 습득 과정 등을 연구해온 조 교수는 2021년부터 옥스퍼드 영어사전 한국어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오빠’, ‘대박’, ‘해녀’ 등 한국어 단어의 사전 등재를 이끌었다.
조 교수는 AI가 번역과 작문, 외국어 대화까지 대신하는 시대가 됐지만, 자신의 언어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언어의 기능은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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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어는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라며 “인간은 정제된 AI의 언어보다 서로의 불완전한 언어에 더 끌리게 돼 있다”고 했다.
언어의 힘을 기르려면 단어·문법·독해 등으로 쪼개 정답을 맞히는 학습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교수는 “언어는 수학처럼 쪼개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라는 그릇 안에서 배우는 것”이라며 “문맥과 담론 속에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어를 맥락 속에서 익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독서를 꼽았다. 그는 “책을 읽으면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이야기와 장면, 등장인물의 감정이라는 맥락 속에서 접하게 된다”며 “그 의미를 추측하고 상상해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단어가 단순한 암기 대상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기 언어’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이 오랜 기간 영어를 공부하고도 막상 영어로 말할 때 위축되는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했다. 영어를 시험과 평가 중심으로 분절해 배워온 탓에 문법 오류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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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런 시험·평가 중심의 접근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조 교수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입학을 위해 어린 나이부터 시험을 준비하고 단어와 문법을 앞당겨 배우는 과정이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영어를 어려운 대상으로 처음 접해 외국어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면 이후에도 영어에 반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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