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환경이 고착화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의 모임인 잭슨홀 미팅에서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긴축 행보를 보일 조짐을 드러냈다. 국내에서도 금융환경이 완화적으로 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본다. '돈 값'이 비싼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돈이 비쌀 때는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지금까지 쌓아둔 현금이 많고,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 유입이 계속되는 기업이 고금리 환경의 증시에서 유리한 종목 선별 조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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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CME그룹 페드워치툴에는 올해 마지막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2월9일)가 끝난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연 3.75~4%일 가능성이 38.3%로 집계돼 있다. 0.5%포인트 높은 연 4~4.25%일 확률은 39.5%, 연 4.25~4.5%일 확률은 11.0%다. 현재보다 인상될 확률은 모두 88.8%에 달한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연말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2.5~2.75%)에 머물 가능성이 기존 28.4%에서 11%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8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케빈 워시 미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추가 조치’를 언급한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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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여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양호했으니, 근본적인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우리의 책무 중 하나인 물가 안정 측면에서 볼 때 관련 지표들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미국 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금리는 하락 전환이 쉽지 않은 복잡한 구조”라며 “금리 상승의 배경이 실질금리나 성장 기대가 아니라, 기간 프리미엄에서 주도되고 있다. 미국 부채 문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난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의 상관성 측면에서 유리한 핵심 종목 선별 스타일은 △순현금 상위 △실적 상향 △잉여현금흐름(FCF) 상위”라고 말했다. 현금을 많이 쌓아뒀고, 호실적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잘 쌓아나갈 종목을 뜻한다.
한경닷컴은 이 조언에 따라 △2분기 말 재무상태표 기준으로 순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서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장기차입금·사채를 뺀 값)이 시가총액 대비 5% 이상이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최근 한 달 사이 상향 조정됐으며 △올해 연간 FCF 컨센서스의 시총 대비 비율이 3% 이상인 21개 종목을 추렸다.

선별된 종목 중 이노션은 시총 대비 순현금과 FCF 비율이 모두 가장 높았다. 순현금 비율은 73.46%, FCF 비율은 30.0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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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노션에 대해 “업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서도 수익성 구조 개선과 사업 영역 확장을 바탕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과 새로운 광고 솔루션 사업화로 비용 효율화와 신규 수익원을 동시에 확보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율은 35.83%로 추려진 종목 중 두 번째, FCF 비율은 15.79%로 네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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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랫폼의 에너지 전환 추세에 대응하는 데는 HD한국조선해양 한 종목이면 충분하다”며 “상장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연이어 육상 DC용 발전엔진 수주를 이어가고 있고, 100% 자회사인 HD하이드로젠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생산 능력을 갖춘 뒤 상선·비상선 해상 플랫폼에 대한 전력원 기술 범주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도 시총 대비 순현금 비율 8.77%, FCF 비율 6.16%로 현금을 잘 쌓아가는 종목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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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오리온, BGF리테일, 빙그레, 농심 등 소비재 관련 종목이 많이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