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조기에 끝낸 CJ CGV가 임대인인 IBK기업은행에 약 15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방역 조치가 해제되고 약 3년 뒤 영화관을 폐쇄한 만큼 코로나19와 폐관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최종진 부장판사)는 기업은행이 CGV를 상대로 제기한 차임 등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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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는 2017년부터 인천 연수구의 한 건물을 빌려 CGV연수역점을 운영했다. 계약 기간은 영업 개시일부터 20년이었으며 초기 월 임대료는 1억1000만원이었다. 기업은행은 2019년 펀드의 신탁업자 자격으로 임대인의 지위를 넘겨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양측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9개월 동안 임대료를 낮추기로 합의했다. CGV는 이후에도 경영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2025년 2월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다음 달 영화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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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된 법정 해지권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법은 3개월 이상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를 받은 임차인이 이로 인해 경영 상황이 크게 나빠져 폐업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2022년 5월 종료됐고 CGV가 폐관을 결정한 것은 약 3년 뒤라는 점에 주목했다. 방역 기간 관람객과 매출이 크게 줄고 한동안 영업을 중단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폐관이 불가피할 정도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방역 조치가 끝난 뒤인 2023년과 2024년 매출이 다시 증가한 점도 근거가 됐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확대와 영화관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역시 관람객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봤다.
법원은 CGV의 해지 통보가 효력이 없다고 보고 기업은행의 해지 의사가 전달된 2025년 7월10일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37년까지 남은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토대로 약 208억원의 손해배상 예정액을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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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계약 기간이 11년 이상 남아 있고 기업은행이 해당 공간을 다른 임차인에게 빌려줄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배상액을 75% 수준으로 줄였다. 여기에 임대보증금과 미납 임대료 등을 반영해 CGV가 지급할 금액을 약 153억원으로 정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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