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자유무역과 인공지능(AI)·디지털 경제 규칙 주도권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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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첨단기술과 무역 전반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와 AI 협력 원칙을 정상회의 핵심 성과물로 끌어올려 역내 의제 설정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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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7~2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2026년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에서 "무역·연결성·혁신 분야에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역 분야에선 지난 5월 APEC 통상장관회의 합의를 토대로 FTAAP에 관한 별도 성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각 회원 경제체가 높은 수준의 경제·무역 협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고, 유연하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FTAAP는 APEC 회원 전체를 포괄하는 장기 자유무역 구상이다. 중국은 올해 APEC 각 회원경제체가 FTAAP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APEC 서비스업 로드맵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중심으로 관세와 산업 보조금,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유무역과 역내 경제통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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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디지털 경제도 중국이 공을 들이는 핵심 축이다. 중국은 지난달 APEC 디지털 위크 결과를 토대로 AI와 디지털 경제 분야의 별도 성과 문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올 들어 이미 APEC 디지털·AI 협력 비전을 설계했으며 디지털 전환을 역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외교가에선 AI를 둘러싼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APEC 다자틀을 통해 AI 활용과 협력 원칙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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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건설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월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정점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APEC 정상회의 최대 성과물로 '선전 선언'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음달 하순 '선전 선언'의 초안을 회원경제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 선언에는 FTAAP와 AI·디지털 경제, 연결성, 포용적 성장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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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개발도상 경제체의 성장 수요와 중소기업, 에너지 접근성, 직업훈련 등도 강조하고 있다. 자유무역과 AI라는 성장 의제에 포용성을 결합해 APEC 내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미·중 경쟁이 양자 갈등을 넘어 국제 규칙 경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이 올해 APEC을 활용해 경제 질서와 기술 규범을 빠르게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고위관리회의는 APEC 중국의 해 기간 중 규모가 가장 크고 행사 수도 가장 많았다. 회의 기간 APEC 산하 각 위원회와 실무그룹은 무역, 교통, 식량, 세관, 과학기술, 에너지, 보건, 반부패 등 분야에서 약 130개의 회의와 행사를 개최했다.
APEC 각 회원경제체와 사무국 관계자 등 총 3000여명이 참석했다. 박종한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수석 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도 고위관리회의와 연계성 정책대화, 주요 위원회에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의장국으로 성과가 올해 선전 APEC 준비 과정에 계승·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