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번아웃 치료 방법으로 '광대 연기'가 뜨고 있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시도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이유에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에서 배우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이 광대 연기를 배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대 연기의 핵심은 관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읽고, 즉흥 연기와 몸으로 하는 코미디를 활용해 무대를 완성하는 것이다. 정해진 배역에 몰입하는 전통 연극과는 달리 배우 스스로가 무대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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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성이 직장인들의 번아웃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관객의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그 자리에서 실패를 인정한다. 자존심이 상해도 곧바로 다시 시도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안전한 선택을 하는 대신, 우스워질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부딪힌다. 이런 과정이 쌓이면 직장에서 반복되는 실패에 대한 좌절감이나 완벽주의에 대한 강박도 차츰 옅어지게 된다.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일하는 카일리 롤린칙 씨는 광대 연기를 배우며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질 지경이었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관객들의 반응이 처음에는 몹시 수치스러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순간에는 굴욕적으로 느껴졌던 것이 나중에는 해방감을 줬다"고 말한다. 그렇게 광대 연기에 재미를 붙인 그는 요즘 취미 삼아 보스턴아동병원의 어린 환자들 앞에서도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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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 수업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뉴욕에서 '클라운 짐(Clown Gym)'을 운영하는 줄리아 프록터 씨는 "기업 변호사와 상담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몰리면서 워크숍이 빠르게 매진되고 있다"며 "일부 심리상담사는 환자에게 광대 수업을 받아보라고 권하기도 하더라"고 WSJ에 전했다.
다만 광대 연기에 검증된 치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크리스토퍼 베이스 예일대 연극학과 교수는 "광대 수업이 깊은 치유의 효과를 줄 수는 있어도 심리치료나 의학적 치료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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