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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민주주의가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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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민주주의가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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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테크노파시즘(Technofascism)’ 또는 ‘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과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들려온다. ‘테크노파시즘’은 기술 지배력과 권위주의 정치가 결합해 민주적 절차를 무력화하는 정치 현상을 의미하고, ‘테크노퓨달리즘’은 빅테크 플랫폼이 데이터와 시장을 장악해 봉건주의적 경제 지배 구조를 만드는 현상을 뜻한다.

    빅테크 기업들과 실리콘밸리 권력자들에게 지나치게 돈과 권력이 몰리면서 우려스러운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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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초,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너드 제국(The Nerd Reich)>은 저널리스트이자 정치 보좌관 출신인 길 두란이 쓴 책이다.

    책은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이 민주주의를 해체하고 자신들만을 위한 권위주의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스페이스X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 암호화폐 투자자 발라지 스리니바산, 그리고 억만장자 벤처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 등,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에게 엄청난 돈과 막강한 권력이 쥐어지면서 서서히 그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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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피터 틸’은 테크 엘리트들의 수장이다. 페이팔, 스포티파이, 팔란티어 등에 투자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한 틸은 2016년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며 테크업계의 우경화를 이끌었고, JD 밴스를 정계로 끌어냈다.

    책은 그들이 공언하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약속이 암호화폐, 인공지능, 그리고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 등과 결합해 어떻게 추악하게 변질되고 있는지 고발한다. 테크기업 수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우르르 나타날 때부터 분위기가 감지됐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연방 공무원을 마구잡이식으로 해고할 수 있는 재량권을 얻고, 팔란티어의 AI 기반 감시 기술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추방 작전에 활용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자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트럼프 가문은 암호화폐를 통해 억만장자가 됐고, 트럼프에게 영광의 면류관을 씌워준 테크기업들은 그 대가로 규제 완화 등 편의를 얻었다. ‘우익 포퓰리즘’과 ‘테크 엘리트주의’가 결합하면서, 미국은 점점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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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기술’은 이제 인류 전체를 자유와 번영으로 이끌기보다, 억만장자 소수 엘리트의 권력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들은 ‘무기화된 선거 전략’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해줄 정치인들을 중앙 무대로 내세우고 있다. ‘네트워크 국가’ 또는 ‘대안 도시 프로젝트’를 주장하며 실제로 자신들이 직접 통치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를 구상한다. 이는 ‘캘리포니아 포에버’ 프로젝트 등을 통해 비밀리에 실현되고 있다.

    책은 민주주의가 쿠데타나 탱크가 아닌 코드와 자본에 의해 해체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테크 엘리트들이 여론을 조작하고 사회를 양극화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하고, 국가의 화폐 체계를 무너뜨리고 경제적 사유화를 추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암호화폐를 통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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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혁신과 자유주의를 외치는 테크 엘리트들이 사실은 ‘반(反)민주의적 권위주의자’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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