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왕산이 품은 천년의 숲
평창 힐링 여정의 출발점은 대관령을 병풍처럼 둘러싼 발왕산이다.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푸른 원시림을 발아래 두며 20여 분을 오르면 구름과 맞닿은 차가운 공기가 가장 먼저 피부에 닿는다. 한여름에도 20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하는 이곳은 도심의 열대야와 폭염을 잊게 하는 천연 ‘쿨케이션’ 성지다.정상부에 조성된 덱 길인 ‘천년주목숲길’에 들어서면 대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속이 빈 주목 안에서 마가목 씨앗이 자라나 한 몸이 된 신비로운 ‘마유목’부터 서울대 정문 모양을 닮아 학부모들이 기운을 받아 간다는 ‘서울대 나무’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고목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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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끝자락에 있는 발왕수 쉼터에서는 암반 협곡에서 솟아나는 청정 미네랄워터로 목을 축일 수 있다. 물줄기마다 사랑, 재물, 지혜, 장수 등 팻말이 달려 있어 물을 마시며 자연스럽게 소원을 빌게 된다. 목을 축인 뒤 맑은 공기를 깊게 마시며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정상에 있는 실내 공간에서는 오행과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처방받는 특별한 ‘차 테라피’도 즐길 수 있다. 간의 열을 내리는 구기국화차부터 혈액순환을 돕는 당귀계지차, 기력을 보하는 황기진피차 등 자연의 재료로 만든 차 한 잔을 기울이면 기분 좋은 온기가 전신으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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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내에도 다양한 치유의 시간이 준비돼 있다. 스키 리조트로 잘 알려진 모나용평은 최근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늑한 웰니스 전용 공간에선 폼롤러와 아로마 오일을 활용한 요가 클래스를 체험할 수 있다. 따뜻한 차로 몸을 데우고, 한 시간가량 온몸의 근육을 시원하게 푼 뒤 강사가 연주하는 싱잉볼의 울림을 들으니 피로가 깔끔하게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쿠아 바레’ 클래스에선 물의 부력과 저항을 활용한 수중 트레이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레는 발레 동작을 기본으로 필라테스, 무산소 운동의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스포츠다. 아쿠아 바레는 물속에서 진행해 관절 부담이 적으면서도 평소 쓰지 않는 미세한 근육을 다양하게 자극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야외에선 숲길을 따라 느린 페이스로 달리는 슬로 조깅, 노르딕 폴과 함께 전신 균형을 잡는 폴 워킹도 전문가의 지도하에 체험할 수 있다.
미식과 문화로 완성하는 코스
충분한 비움 뒤에는 미식과 고요한 휴식이 기다린다. 텍사스 BBQ 피트 700에선 고지대의 청량한 산바람을 맞으며 참나무 향 가득한 텍사스식 바비큐 플래터를 맛볼 수 있다. 대관령 한우를 재료로 만든 깔끔한 한식 다이닝(삼부자 1983)도 최근 문을 열었다. 숲과 슬로프를 차분히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를 갖춘 숙소에 머물며 맞이하는 대관령의 밤은 도심 소음에서 완벽히 벗어난 휴식을 선사한다.인근 역사·문화 투어도 함께 경험해볼 만하다. 최근 개관한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선 조선시대 의궤 등 소중한 기록 유산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인근 오대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 고찰 월정사와 전나무숲길도 인기 코스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기 좋다. 흙길이 매끈하게 조성돼 있어 맨발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발밑으로 느껴지는 모래 감촉이 지압점을 자연스럽게 자극해 전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모나용평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키 시즌에 관광객이 집중됐는데 최근에는 시원한 기후와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덕에 사계절 관광객이 늘었다”며 “발왕산 주변 천혜의 자연 속에서 웰니스 여행을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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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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