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먹거리 시장마저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가전과 의류, 생활용품에 이어 신선·가공식품까지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하면서 주요 유통업체의 식품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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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한국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26개 유통업체의 식품 매출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약 50.6%, 오프라인은 49.4%로 추산됐다. 산업부가 공개한 전체 매출의 온·오프라인 비중과 각 채널의 식품 매출 비중을 토대로 계산한 수치다.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 매출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60.8%였다. 온라인 매출 중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였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39.2%, 이 가운데 식품은 46.1%였다. 이를 전체 식품 매출로 환산하면 온라인에서 발생한 식품 매출이 오프라인을 소폭 앞선다. 산업부 조사 대상 업체 기준이지만 소비자의 장보기 무게중심이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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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성장률 차이는 더 뚜렷하다. 지난달 온라인 식품 매출은 1년 전보다 10.4% 증가했다. 산업부는 ‘온라인 장보기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식품 매출은 2.6% 감소했다.
매출 70%가 먹거리인데…대형마트 직격탄
직격탄을 맞은 곳은 대형마트다. 대형마트에서 식품은 사실상 본업이다. 지난달 대형마트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한 비중은 70%에 달했다. 가전·문화와 의류, 생활용품 등 비식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크다.문제는 가장 비중이 큰 식품 매출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7월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8% 감소했다. 전체 대형마트 매출도 11.2% 줄어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대형마트가 비식품 소비를 온라인에 내준 뒤 버텨온 핵심 품목인 식품에서조차 고객 이탈이 나타난 셈이다.
홈플러스가 임시 휴업 영향으로 빠진 점을 감안해도 흐름은 비슷한 수준이다. 홈플러스 실적이 포함된 6월에도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2.8% 감소했고 전체 매출은 10.5% 줄었다. 식품 부진이 특정 업체의 일시적인 영향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유통시장의 판도 자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산업부 조사에서 온라인의 매출 비중은 2022년 53.0%에서 2025년 59.0%로 높아졌고 지난달에는 60.8%까지 올라갔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비중은 13.0%에서 9.8%로 낮아진 뒤 지난달 8.1%까지 떨어졌다.
‘980원 두부’까지 등장…마트는 가격전쟁
대형마트들도 먹거리 고객을 붙잡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마트는 5000원 이하 상품을 모은 자체브랜드(PB) ‘5K프라이스’를 확대하고 있고 롯데마트·슈퍼는 최근 PB ‘오늘좋은’ 두부와 콩나물 용량을 300g에서 400g으로 늘리면서 가격은 1000원에서 980원으로 낮췄다. 고물가 속 온라인으로 향하는 장보기 수요를 가격 경쟁력으로 되돌리려는 전략이다.ADVERTISEMENT
롯데마트의 1000원 이하 PB 상품 매출은 올해 들어 6월 초까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이마트도 1000원 미만 5K프라이스 상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과거 대형마트가 대용량·원스톱 쇼핑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면 이제는 두부와 콩나물 같은 일상 식재료를 놓고 온라인 플랫폼과 가격 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가 가전이나 의류뿐 아니라 쌀·고기·채소 같은 먹거리까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주문하기 시작하면서 ‘식품을 사러 마트에 간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배송 경쟁을 넘어 누가 소비자의 일상 장바구니를 차지하느냐가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승부처가 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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