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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의 바이백, 미국의 새로운 금융질서 밑그림 되나[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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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의 바이백, 미국의 새로운 금융질서 밑그림 되나[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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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럼프의 ‘이란·중국 압박’…달러 패권에도 부메랑 될까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WTI는 2.5% 오른 배럴당 88달러, 브렌트유는 2% 오른 93.4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까지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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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제재 조치로 인해 중국이 미국의 최대 압박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노리는 핵심은 이란의 ‘돈줄’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미 이란산 원유 거래에 관여한 중국의 일부 독립계 정유업체, 이른바 ‘티팟 정유사’ 등을 제재했습니다. 다만 아직 이란과 중국 간 원유 거래의 자금 결제를 담당하는 중국 대형 은행들을 본격적으로 겨냥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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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강력한 카드는 중국 은행의 달러 결제 통로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중국 은행이 국제적으로 달러를 송금하려면 일반적으로 미국 은행에 개설된 환거래은행 계좌 등을 이용합니다. 미국 정부가 이를 제한하면 해당 은행은 국제 무역에서 핵심인 달러 결제에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중국 은행에는 ‘이란과 계속 거래할 것인가, 아니면 달러 결제망을 지킬 것인가’라는 선택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중국 대형 은행까지 제재할 경우 파급력은 더욱 커집니다. 중국 정유업체가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려고 해도 거래를 처리하는 은행이 달러 결제망 퇴출을 우려해 자금 처리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이 노리는 것은 ‘이란 원유 판매→중국 기업 구매→중국 은행 결제→이란으로 자금 유입’이라는 자금 흐름 자체를 끊는 것입니다.


    하지만 달러를 무기로 사용할수록 장기적으로는 미국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달러 의존도가 높을수록 미국의 금융제재에 취약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위안화 무역결제를 확대하고 금이나 다른 통화로 외환보유액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62.7%에서 2024년 57.8%로 낮아졌습니다.
    2. 베선트가 그리는 새로운 금융질서…국채부터 스테이블코인까지


    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 가운데 한 명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입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내놓고 있는 국채 바이백과 외국·국제통화당국(FIMA) 환매조건부채권(Repo) 제도 확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을 따로 보면 서로 다른 정책처럼 보이지만, 이를 하나로 연결하면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장기금리를 관리하면서 새로운 달러 수요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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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10~30년 만기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이번 주 5.3%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장기채 시장 안정에 직접 나선 것입니다. 바이백 발표 이후 30년물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10년물 금리도 4.6%대로 내려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일종의 ‘재무부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재무부가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대신 단기국채인 T-bill 발행을 늘리면 시장에 공급되는 장기채는 줄고 단기채는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Fed가 돈을 찍어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와는 다르지만, 장기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대목에서 단기채를 소화해줄 시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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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GENIUS Act’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도 연결됩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고품질 단기 준비자산을 보유해야 합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질수록 준비자산으로 사용되는 단기 미 국채에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AI 인프라 경쟁, 이제 ‘GPU 확보’보다 ‘얼마나 빨리 가동하느냐’


    AI 인프라 경쟁의 중심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엔비디아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확보한 GPU를 설치할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마련해 얼마나 빨리 실제 가동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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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도 GPU 판매를 넘어 직접 ‘중매쟁이’ 역할에 나섰습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북유럽에서 GPU를 확보했지만 설치 공간이 필요한 기업과, 전력과 공간은 있지만 고객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부지와 전력까지 챙기는 이유는 GPU를 판매했다고 바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AI 컴퓨팅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수십억달러어치 GPU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설치할 데이터센터와 전력이 없다면 장비를 가동할 수 없습니다. 결국 AI 인프라의 병목이 GPU에서 전력과 부지, 데이터센터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유럽이 새로운 AI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북유럽은 상대적으로 전력과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 쉽고 낮은 기온 덕분에 데이터센터 냉각에도 유리합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수백M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잇따르고 있으며, 노르웨이에서는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데이터센터 용량만 2.3GW에 달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분석에 따르면 100MW 규모 미국 AI 데이터센터의 가동이 1년 늦어지면 전체 생애주기 가치가 5.5% 감소했습니다. 1년6개월 지연될 경우 감소폭은 8.9%였습니다. 반면 전기요금이 100%, 즉 두 배로 올라도 가치 감소폭은 4.5%에 그쳤습니다. 데이터센터를 1년 늦게 가동하는 손실이 전기료가 두 배로 오르는 것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AI 반도체의 세대교체가 빠르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지금 최신 GPU를 구매하더라도 데이터센터 가동이 1년 이상 지연되는 동안 차세대 제품이 출시될 수 있습니다. 결국 비싼 GPU를 가지고도 매출을 만들지 못하는 동시에 장비의 경제적 가치까지 빠르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고객의 GPU가 빨리 가동될수록 유리합니다. 고객이 AI 서비스를 시작해 매출을 만들고 투자수익률이 높아지면 다시 추가 GPU 주문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경쟁력이 이제 반도체 성능과 CUDA뿐 아니라 전력과 토지,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고객까지 연결하는 생태계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텍사스에서는 데이터센터 확산에 대한 규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자신의 지침으로 최대 1,800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며, 데이터센터가 지역 주민의 물과 전력을 잠식하거나 전기요금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4. 미국 ETF에 올해 2조달러 유입 전망…AI 자금은 반도체로 집중


    미국 ETF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글로벌뱅킹앤마켓츠는 올해 미국 상장 ETF로 유입되는 자금이 2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약 40% 증가한 규모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 상장 ETF로 1조달러가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습니다. ETF가 단순히 S&P500이나 나스닥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서 벗어나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핵심 투자수단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액티브 ETF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올해 ETF 신규 유입 자금 가운데 35% 이상이 액티브 ETF로 향했습니다. 현재 미국 상장 ETF 전체 운용자산 약 16조1,000억달러 가운데 액티브 ETF 비중은 13% 정도에 불과하지만, 신규 자금에서는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TF 상품 숫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1,100개 이상의 ETF가 새로 출시됐으며 올해는 이를 다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상장 ETF 숫자가 6,000개를 돌파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개별 종목 수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의 ETF 활용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러 ETF를 미리 조합한 ‘모델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ETF 자산은 지난 12개월 동안 46% 증가한 9,500억달러까지 늘었습니다. 자산관리회사와 투자자문사들이 개별 주식과 채권을 직접 조합하는 대신 ETF를 이용해 포트폴리오 전체를 구성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AI 투자에서는 자금 흐름이 더욱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지난 6월 반도체 ETF에는 한 달 동안 190억달러 이상이 순유입돼 관련 집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소프트웨어 ETF에서는 약 19억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AI 투자 열풍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기술주 전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소프트웨어에서는 자금을 빼는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ETF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약 3,200억달러에 달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는 ETF가 전체 시장 거래의 최대 40%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ETF가 이제 단순한 투자상품을 넘어 투자자들이 시장 위험과 자산 배분을 관리하는 하나의 ‘투자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5. JP모건 “노키아, 월가가 놓친 AI 수혜주”


    JP모건이 노키아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노키아의 네트워크 장비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월가 실적 전망에는 이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AI 데이터센터에는 GPU뿐 아니라 수많은 GPU와 서버 사이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할 광통신과 IP 네트워크 장비가 필요합니다. 노키아가 바로 이 시장에서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두 분기 동안 노키아가 확보한 AI·클라우드 관련 주문은 38억유로에 달하며, 이 가운데 24억유로는 향후 12개월 안에 공급할 수 있는 주문입니다.

    특히 IP 네트워크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수주 가운데 40% 이상, 금액으로는 11억유로 이상이 IP 네트워크 관련 주문이었습니다. 기존 광통신 사업뿐 아니라 IP 네트워크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문제는 공급입니다. 부품 부족 때문에 밀려드는 주문을 당장 모두 매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JP모건은 2027~2028년 부품 공급이 개선되면 지금 쌓이고 있는 주문이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JP모건은 현재 월가의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주문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2027년 네트워크 인프라 매출 증가폭이 시장 예상의 두 배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주문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027년 AI·클라우드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약 17% 높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2027년 28% 이상, 2028년에는 46% 이상 높아질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이에 JP모건은 노키아에 ‘비중확대’ 의견과 목표주가 18유로·21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약 100%의 상승 여력을 본 것입니다.

    결국 JP모건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노키아의 네트워크 장비 주문은 이미 빠르게 늘고 있고, 현재는 공급 부족 때문에 주문이 쌓이고 있지만 2027~2028년 생산능력이 개선되면 이 주문이 매출과 이익으로 본격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월가 전망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 노키아를 AI 인프라의 숨은 수혜주로 보는 핵심 이유입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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