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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의 암, 1000개의 백신…항암도 '환자 맞춤형'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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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의 암, 1000개의 백신…항암도 '환자 맞춤형'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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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을 백신으로 치료하고 예방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부상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감염병을 넘어 암 재발 억제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미국 모더나와 머크(MSD)는 19일(현지시간) mRNA 기반 암 백신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대규모 임상 3상에서 키트루다를 단독 투약할 때보다 악성 피부암의 재발·전이 위험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mRNA 암 백신이 후기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한 첫 사례다. 이날 모더나 주가는 나스닥시장에서 177% 치솟은 174.38달러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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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더나와 MSD가 투여한 암 백신 인티스메란은 암세포 특징을 면역계에 알려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mRNA 기술을 이용했다. 환자의 종양 유전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면역계가 공격할 표적을 고른 뒤 이 정보를 mRNA에 담아 몸에 주입한다. ‘미리 만든 약’을 여러 환자에게 투여하는 대부분의 항암제와 달리 환자 종양 특성에 맞춰 ‘1인용’으로 제조한다. 내년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으면 AI로 종양 유전체를 분석해 개별 치료제를 제조하는 맞춤형 정밀의학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종양내과 교수)은 “정밀 의학이 진정한 환자 맞춤형 의학으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더나는 더 나아가 유전적으로 암이 생길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mRNA 백신을 투여해 암 발생을 막는 연구도 하고 있다. 의약품 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 소식에 국내 RNA 기술 보유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국내 KRX헬스케어지수는 20일 2.76% 오른 4074.46으로 마감했다.
    모더나-머크, mRNA 암 백신 임상 3상 성공
    AI 기술로 암세포 특징 찾으면…mRNA가 면역계에 전달해 사멸
    “꿈이 현실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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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첫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암 백신의 최종 임상에 성공한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환자의 암세포에 맞춘 mRNA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구상은 오랫동안 이상적인 목표에 머물러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료계에선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양한 암에서의 재발 억제 효과 입증 등을 주요 후속 과제로 꼽았다.


    ◇ 면역계 학습시켜 재발 억제
    암은 끊임없이 모습을 바꾼다. 기원전 3000년께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기록된 암이 여전히 ‘정복해야 할 질환’으로 남은 것은 이런 특성 때문이다. 모더나의 mRNA 백신 ‘인티스메란’과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는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인류가 오랜 목표 달성에 한 발 다가섰다는 것을 입증했다. 암세포를 공격할 아군의 ‘창’은 정교하게 다듬고 적군의 ‘방패’는 뺏는 전략을 활용했다.

    인티스메란은 특정 환자의 암세포에만 있는 단백질(신생 항원)을 겨냥한다. mRNA로 적군의 고유한 정보를 몸속에 전달하면 면역계는 이를 토대로 적의 외양을 학습한다. 이후 암세포를 발견했을 때 공격할 수 있게 된다. 키트루다는 적군이 공격을 피할 때 쓰는 방호 체계를 망가뜨린다. 암세포는 면역 세포가 다가오면 정상 세포처럼 보이도록 위장한다. 이 위장막을 없애 면역 세포의 공격을 돕는 항암제가 키트루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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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회사는 앞선 2b상 시험에서 이런 방법으로 흑색종 환자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49%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비교 대상은 ‘적의 방패만 빼앗은’ 키트루다 단독 투여그룹이었다. 이번에 성공한 임상 3상은 환자가 재발 없이 생존한 기간(RFS)을 평가 지표로 삼았다. 후속 데이터는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20~35%가량 낮추는 수준으로도 상업적 성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몸속 세포의 공장 기능 활용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몸속 정상 세포와 명확하게 다르다. mRNA를 활용한 백신 개발이 비교적 수월한 이유다. 암세포는 그렇지 않다. 정상 세포와 비슷하게 외양을 꾸며 공격을 피한다. 환자마다 다른 암 특이 단백질을 보유한 것도 그간 암 백신 개발의 걸림돌로 꼽혔다.

    인티스메란은 이를 인공지능(AI)과 mRNA로 해결했다. 모더나는 건강한 사람의 세포와 다른 암세포의 특성을 식별하는 데 AI를 활용했다. AI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여러 ‘노이즈 단백질’을 식별하고 암을 공격해 사멸시키는 데 효과적인 ‘급소’를 찾는 역할을 했다. mRNA는 이를 치료제로 구현하는 최적의 도구가 됐다. mRNA를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사람을 구성하는 모든 단백질을 생성하는 명령문을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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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NA는 의약품 생산의 오랜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다. 몸속 적군을 공격할 면역물질(항체 등)을 외부에서 만들어 넣어주는 단백질 의약품은 외부 공장에서 정제, 추출, 생산으로 이어지는 제조 절차를 거쳐야 한다. mRNA는 이런 기능을 몸속 세포가 담당한다. 신약 생산에 걸리는 시간은 물론 개발 속도도 단축할 수 있다. 형재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mRNA 기반 암 백신은 단순한 백신이 아니라 개별 환자의 종양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 제작되는 혁신 치료법”이라고 평가했다.

    모더나와 MSD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폐암, 신장암, 방광암 등 다른 암 치료제로도 이 약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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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가치를 키우기 위한 다른 암에서의 효과 확인은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암은 항암제가 잘 듣는 핫튜머와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콜드튜머로 나뉘는데 이번에 성공한 흑색종은 핫튜머”라며 “콜드튜머로 꼽히는 악성뇌종양(교모세포종), 췌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에서 효과를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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