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790.52

  • 319.35
  • 4.94%
코스닥

838.33

  • 13.87
  • 1.68%
1/2

"일 더 하려다 기밀 샐라"…반도체업계 외면한 특별연장근로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일 더 하려다 기밀 샐라"…반도체업계 외면한 특별연장근로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의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첨단산업계가 현행 특별연장근로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핵심 배경으로 까다로운 서류 심사로 인한 '영업비밀 유출 우려'가 지목되고 있다. 연구개발(R&D) 핵심 정보 노출을 꺼려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와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최근 3년간(2023~2025년) 연구개발(R&D) 분야 특별연장근로 신청 건수는 총 3건에 불과했다. 에프에스티, LX세미콘, 한화정밀기계, 세메스 등 핵심 반도체·소부장 기업들의 연간 신청 건수 역시 1~4건에 그쳤거나 아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DVERTISEMENT


    노동계와 고용노동부가 “특별연장근로 인가율이 90%를 웃돌아 주52시간 예외 조항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반도체 산업 현장에선 극소수 기업만 제한적으로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이 제도 활용을 기피하는 일차적 원인은 ‘영업비밀 노출 리스크’다. 현행 제도상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받으려면 근로자 개별 동의서 외에도 발주서, 계약서, 납기 조정 내역, 생산 계획, 대체 인력 투입 노력 등 고도의 영업비밀이 담긴 증빙자료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첨단 R&D 핵심 기술과 사업 전략이 심사 과정에서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업들에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ADVERTISEMENT


    잦은 재심사 절차 역시 R&D 현장의 발목을 잡는다. R&D 분야의 경우 1회당 인가 기간이 최대 3개월(반도체 6개월)로 묶여 있어, 프로젝트 연장 시 ‘인가 연장의 필요성’, ‘근로시간 적정성’ 등을 다시 입증해야 하며 필요 시 관할 관서의 근로자 면담까지 거쳐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신제품 출시 전 24시간 연속 실험과 단기 몰입 근무가 필수적인 분야에서, 재심사 족쇄 탓에 결론 도출 직전 장비를 멈춰 세워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는 일률적인 규제 완화가 어렵다면 ‘소득 상위 3% 이내 관리자 및 R&D 업무 종사자’로 대상을 한정하고 11시간 연속휴식 등 건강보호조치를 의무화하는 방식의 합리적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연장근로 확대가 아닌, 고성과 보상을 원하는 고소득·전문직 근로자의 일할 권리와 자율성을 보장해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