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품과 유흥업소 접대를 받고 수사 중인 사건을 무마해준 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경찰관이 무마한 사건에는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의 사기 사건과 시세조종 선수의 사기 사건 등이 포함됐다.
20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강남서 수사팀장이었던 A 경감을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 경감에게 양씨의 남편을 소개하고 함께 향응을 받은 경찰청 소속 B 경정도 알선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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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감은 강남서 수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양씨의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양씨 남편과 친분이 있던 B 경정의 부탁을 받고 전산상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를 임의로 '참고인'으로 바꿔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를 두고 "재판으로 따지면 피고인이 증인으로 바뀐 셈"이라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상 고소인은 피의자에 대한 불송치 결정 통지를 받으면 이의를 신청할 수 있지만 참고인은 불송치 결정의 대상이 아니다. 양씨가 참고인으로 변경되면서 피해자는 양씨에 대한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 자체를 잃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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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감과 B 경정은 이후 사건 무마에 대한 감사 표시와 추가 사건 청탁 명목으로 양씨 남편에게 명품 스카프 등 금품과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2025년 2월 20일 제공된 유흥업소 접대 금액만 205만원 상당이었다.
이후 양씨를 둘러싼 또 다른 사기 사건이 문제가 되자 A 경감은 담당 후배 경찰관에게 "내가 이미 본 사건이니 빨리 종결하라"는 취지로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료 경찰관을 통해 피해자에게 고소 취소를 유도하기도 했다. 결국 이 사건은 수사가 중단된 뒤 불송치 처리됐다.
검찰에 따르면 A 경감은 양씨 남편과 함께 주가조작을 해온 이른바 '시세조종 선수'가 강남서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되자 수사정보를 확인해 알려주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약 2개월 만에 무혐의 불송치로 종결됐다. 시세조종 선수는 경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일주일 뒤 A 경감의 유흥업소 접대 비용 약 207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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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감과 B 경정은 현재 직위가 해제된 상태로 경찰 신분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 내부에 수사 관련 부정 청탁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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